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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리더는]깐깐해진 자격 요건, 대내외 신뢰 항목 눈길산업 전반 전문성 요구, 통신업 넘어설 성장동력 찾기 강조

유나겸 기자공개 2025-11-10 07:25:06

[편집자주]

김영섭 대표가 연임 포기를 선언하면서 KT의 리더 교체가 분명해졌다. 이에 따라 차기 후보군을 두고 내외부 다양한 인물이 거론 중이다. 국내외 AI 경쟁이 가속화 중인 가운데 본연의 통신 사업까지 아우를 수 있는 수장이 시급한 상황이다. KT의 CEO 선임 절차와 유력 후보군의 면면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7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차기 대표이사 공개모집 공고를 내고 새 리더 찾기에 착수했다. 이번 공모는 자격요건이 전년보다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필수 제출 서류인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계획서를 보면 이사회가 차기 KT 최고경영자(CEO)에게 어떤 자질을 기대하는지 그 방향성이 드러난다.

올해는 기존 정보통신 분야로 한정됐던 자격요건이 산업 전반의 전문성 요구로 확대됐다. KT가 인공지능(AI)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대내외 신뢰 확보' 항목이 새롭게 포함됐다. 최근 해킹 사태로 흔들린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만큼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CEO 경력보다 기업가치 제고·경영 전문성…실행 중심 리더십 강조

KT는 5일 홈페이지에 최고경영자(대표이사) 공개경쟁 공고를 게시했다. 임기는 2026년 정기 주주총회 선임 시부터 2029년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16일까지 12일간 제출 서류를 접수 받는다. 서류 자체에 대해서는 비밀을 보장하지만 투명한 심사를 위해 응모자 명단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제출 서류로는 지원서, 자기소개서, 직무수행계획서, 자격요건 결격사유 확인서, 개인정보 수집·이용·공개 동의서 등 5부가 있다. 이 가운데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계획서를 보면 이사회가 KT 차기 CEO에게 어떤 자질을 기대하는지 방향성이 드러난다.

우선 자기소개서 항목에는 재작년과 마찬가지로 기업경영 관련 학력 사항을 기재하도록 했다. 실제 구현모 전 대표와 김영섭 현 대표 역시 각각 경영공학 박사와 경영학 학사 출신이다. 다만 올해는 여기에 '산업 전문성 관련 학력 사항'이 추가됐다. 학사 또는 석·박사 과정에서 KT 주요 사업과 연관된 전공·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요구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기업경영 경험 항목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됐다. 다만 세부 표현에서 변화가 생겼다. 재작년에는 '국내외 기업을 최고경영자로 경영한 경험을 주요 업적 및 성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기술하라'고 했다면 올해는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한 성과'를 중심으로 기술하라고 명시했다.

KT가 단순 통신사를 넘어 AI·디지털 인프라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만큼 경영 성과의 평가 기준을 '기업가치 제고'로 옮긴 것이다. 특히 최근 소액결제 해킹 사태로 대외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 기업가치 제고가 시급한 과제라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여기에 더해 '기업경영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경력'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라는 문항이 새로 포함됐다. 김 대표 체제에서 KT가 AI·클라우드 중심의 전략적 변곡점에 서 있는 만큼 조직 안정기에는 리더십의 카리스마만큼 실질적인 경영 전문성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가운데 리더십 관련 경력과 업적, 커뮤니케이션 역량 관련 경력과 업적 항목도 추가됐다. KT가 AX까지 사업 분야를 넓히며 사업 영역과 조직이 광범위해진 만큼 내부 협업과 조직 간 소통 역량을 중시하는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룹사 내에는 미디어·콘텐츠·ICT·부동산·금융뿐 아니라 스포츠와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까지 다양한 사업이 포진해 있다. 이 때문에 단일 사업 경험보다는 각 분야를 유기적으로 이해하고 시너지 창출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기소개서 문항 중 눈에 띄는 변화는 KT 관련 산업·시장·기술 전문성을 명시적으로 요구한 점이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정보통신분야' 경력으로 한정됐지만 올해는 '산업 전문성'과 관련된 경력 및 업적으로 범위를 넓혔다.

이는 KT가 추진하는 AI·미디어 등 탈통신 사업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를 찾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무리 외부에서 밀어주는 인물이라 해도 관련된 전문성을 갖추지 않고서는 도전장을 내밀기 어렵게 된 셈이다.

◇해킹 사태 의식했나…전사적 위기관리 항목 '눈에 띄네'

직무수행계획서에서는 미래 성장 비전을 네 가지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하도록 했다. △KT 경영 비전과 변화·혁신 방향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기업가치 제고 △대내외 신뢰 확보(전사적 위기관리 등)와 협력적 경영 환경 구축 등이 해당된다.

특히 올해 공고에는 '대내외 신뢰 확보' 항목이 새롭게 추가됐다. 최근 소액결제 해킹 사태 등으로 고객 신뢰가 흔들린 만큼 이사회가 신뢰 회복을 CEO의 핵심 과제로 명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 혁신과 성장 전략도 중요하지만 내부 통제와 대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을 선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셈이다.

차기 CEO 지원자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직무수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번에는 공개경쟁 지원 시 요약본 한 장과 상세 페이지를 함께 제출하도록 했다. 이는 재작년과 비교해 달라진 부분이다. 당시에는 2페이지 분량의 요약본만 제출하고 면접 심사 대상자로 선발된 이후에야 세부 내용을 포함한 전문을 제출하도록 했다. 절차가 보다 까다로워진 셈이다.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계획서를 종합해 보면 KT는 통신업에 국한되지 않고 AI 등 신사업을 주도하며 AX 사업을 이끌 인물을 찾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개모집에서 면접 심사 대상자 역시 통신 외 AI·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 경험을 갖춘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T에 정통한 한 고위 관계자는 "통신 중심의 리더십에서 나아가 AI·디지털 전환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얼마나 갖췄는지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지원 단계부터 계획서 구체화를 요구한 건 방향성뿐 아니라 초기 실행 로드맵까지 보고 검증하겠다는 내부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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