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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잃은 KT 김영섭호 사업 진단]핵심 꼽혔던 미디어 '방향성 오리무중'뉴웨이 전략 발표, AI·글로벌 협력 강조…구 전 대표 시절과 다른 '지향점'

유나겸 기자공개 2025-11-17 07:37:00

[편집자주]

김영섭 대표가 연임 도전이 아닌 임기 후 사임을 표명하면서 KT는 새 리더십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문제는 이에 따라 그가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다수 사업도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김 대표 체제 하에서 KT가 진행해온 사업들의 현황과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4일 13: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미디어 부문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밝힌 지 1년이 지났지만 성과나 지표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김영섭 대표가 대규모 투자 계획과 AI 중심의 '미디어 뉴웨이' 전략을 내세웠지만 내부에서는 인공지능(AI) 경쟁력부터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도 제기됐다.

이러한 가운데 김 대표의 연임 포기까지 겹치며 미디어 전략이 다시 기로에 섰다. 과거에도 KT는 CEO 교체 때마다 사업 방향이 달라졌다. 차기 체제에서 KT의 미디어 로드맵이 얼마나 유지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년사에서도 강조했던 미디어, 5000억 투자로 이어져

김 대표는 통신과 AI에 이어 미디어를 3대 핵심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 초 신년사에서도 미디어 역량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4월에는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KT 미디어 뉴웨이' 전략을 공식화했다.

약 5000억원을 투입해 변화하는 IPTV 시장 환경에 대응하겠다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다. AI 플랫폼·AI 콘텐츠·사업모델 혁신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주요 방향으로 제시됐다. 결국 김 대표가 구상한 KT 미디어 사업의 핵심 키워드는 '글로벌 협력'과 'AI'로 압축된다.

콘텐츠 제작에도 AI를 적용한다는 구상 아래 실행 조직은 미디어 콘텐츠 AX(디지털 전환) 전문 조직인 'AI 스튜디오 랩'이 맡았다. 이 조직은 투자 심사부터 기획·제작·편집, 마케팅·유통까지 콘텐츠 밸류체인 전반에 AI를 도입해 제작 효율성과 품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AI 플랫폼 전략의 중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개발 중인 '미디어 AI 에이전트'가 있다. KT는 이를 상반기 중 IPTV에 단계적으로 탑재한 뒤 KT와 HCN 등 그룹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나아가 홈쇼핑 등 외부 미디어 생태계에도 제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 같은 접근은 취임 이후 자체 기술력 확보와 해외 협력을 병행해온 김 대표의 '투트랙 전략'이 이번에도 반영된 것으로 평가받았다.

앞서 김 대표는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를 분리해 미디어부문으로 독립시키고 올해부터는 AI 전문가로 꼽히는 김채희 전무를 수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미디어부문 산하에 AI 사업 조직 일부도 편입시켰다. 콘텐츠와 AI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김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셈이다.

◇이전에는 계열사 시너지에 방점, 김 대표 취임 후 무게추 이동

다만 KT의 미디어 뉴웨이 전략에 대한 추후 성과나 구체적인 지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처음 5000억원 투자 계획이 발표됐을 당시에도 먼저 AI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우세했다. 국가대표 AI 사업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이러한 가운데 김 대표가 연임을 포기하면서 차기 대표 체제에서 KT의 미디어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KT는 과거에도 경영진 교체 때마다 사업 기조가 크게 바뀌며 사업이 변곡점을 맞았던 전례가 있다.

실제 구 전 대표가 추진했던 미디어 전략은 김 대표와 결이 상당히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대표가 글로벌 협력과 AI 중심 전략에 무게를 둔다면 구 전 대표는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당시 구 전 대표는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제작부터 플랫폼 유통까지 아우르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구 전 대표는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지니뮤직, 스토리위즈, 미디어지니, KT시즌 등을 연결하는 수직계열화를 추진하며 그룹 내 미디어 시너지를 키웠다. 이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 제작, 유통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김 대표 취임 이후에는 글로벌 협력과 AI 중심으로 전략의 무게추가 이동한 셈이다.

비단 미디어 사업뿐 아니라 다른 사업에서도 기조 차이는 드러났다. 구 전 대표의 핵심 먹거리로 꼽힌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은 김 대표 취임 이후 돌연 정리됐다.

현재 미디어부문 산하에는 미디어전략본부, IPTV사업본부, 플랫폼기술본부 등이 편제돼 있다. 업계에서는 새 경영진이 취임할 경우 사업 방향에 따라 조직 개편도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미디어에 5000억원을 투자했는데 그렇다 할 성과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는 평가가 내부에서 많다"며 "지금은 AI 본연 경쟁력에 집중하는 게 좀 더 적합한 게 아닐지란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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