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캐즘인가 K-즘인가' 전기차 생태계 확대, 답은 '민간'에 있다적재적소·실수요 고려·양질의 충전 인프라 갖춰야
박기수 기자공개 2025-11-13 17:03:45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3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충전, 즉 CPO 사업자들의 행보는 갈리고 있습니다. 우선 대기업들은 이 사업에서 철수하고 있습니다. SK와 한화, LG 모두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대신 이 CPO 토양에는 재무적 투자자들이 남아있습니다. JKL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와 KB자산운용, 시냅틱인베스트먼트,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 등이 있죠.불과 몇 년 사이에 시장에서 전기차의 위상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2020년대 초만 하더라도 유망할 줄 알았던 전기차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상용화 전 일시적 수요 감소 현상을 뜻하는 '캐즘' 이라는 단어는 어느새 전기차 밸류체인을 대표하는 대명사가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과 전기차가 글로벌 흐름이라는 점에 부인하는 사람은 몇 없을 겁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일텐데요. 이렇게 생각하면 전기차, 특히 밸류체인의 근간을 이루는 전기차 충전 사업은 기회의 땅일 수 있습니다. 현 시점 국내 전기차 CPO 시장의 현황과 투자자들의 동향을 분석해봤습니다. 더벨 M&A부 박기수 입니다.
우선 캐즘이라는 단어를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데요. 사실 한국만 제외하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매년 성장세였습니다. 중국은 매년 4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유럽과 미국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등 신흥국 성장세도 매서웠고요. 반대로 한국은 2023년과 작년 성장률이 역성장했습니다. 즉 전기차 시장은 '캐즘'이 아니라, 우리나라만 해당하는 'K-즘'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시장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럼 왜 우리나라만 전기차 보급이 늦어질까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에서 전기차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전기차 이용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충전기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즉 양질의 충전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건데요.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충전, 즉 CPO 사업자들의 행보는 갈리고 있습니다.
우선 대기업들은 이 사업에서 철수하고 있습니다. SK와 한화, LG 모두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SK일렉링크는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됐고, LG전자 역시 작년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물러났죠. LG전자는 2018년부터 전기차 급속 충전기 선행 개발에 착수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아쉬운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이 CPO 토양에는 재무적 투자자들이 남아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SK일렉링크를 포함해서 완속 충전기 사업자인 플러그링크에는 JKL파트너스가 45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이외 급속 충전기 1위 기업 채비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KB자산운용에서 각각 400억원과 1100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시냅틱인베스트먼트도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요. 롯데그룹 소속의 이브이시스 역시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으로부터 400억원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전기차 전환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업계가 요구하는 것들은 어떤 점들이 있을까요? 바로 제도 개선입니다. 한국은 2024년 기준 전국에 설치된 충전 인프라만 20만5000기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근데 여기서 보조금만 받고 운영은 방치하는 좀비 사업자들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또 보조금 지급 정책도 문제인데요. 수요가 높은 도심이나 교통 거점에 충전기가 많이 들어서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겠죠. 그러나 전 정부에서는 모든 지역에 동일한 보조금을 지급했습니다. 충전 수요가 낮은 곳에도 기계들이 무분별하게 설치됐다는 의미인데요. 유럽이나 중국 등에서는 설치 대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가동률과 결제 편의성, 고장 대응 속도 등 운영 품질을 지표로 관리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만 '양'에만 집중했던 것입니다.
충전 요금 동결 정책도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2022년 이후 3년 넘게 사실상 충전 요금 인상을 환경부가 동결해 왔고, 수요가 높은곳과 저수요 지역 구분 없이 획일적으로 최대 요금 상한제를 적용했는데요. CPO 사업자들의 영업손실 원인이 여기에 있었습니다. 업계는 전기차 CPO를 비롯한 생태계 확대를 위해서는 '민간으로의 전환'이 필수라고 입을 모읍니다.
전기차 생태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적재적소에, 실수요가 고려된, 양질의 충전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정책 틀에서 벗어나 시장 자율 경쟁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보조금 체제도 설치 중심 보조금 대신 전력 사용량을 기반으로 한 운영 보조금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아직 전기차 CPO 사업자들에 대한 정책이 완벽하게 정리되고 있지는 않은 모습인데요. 전기차 보급률을 높인다는 계획은 분명한 만큼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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