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Radar]금감원, ELS 설계책임 강화…금소법 개정도 검토최악 시나리오 분석 의무화, 핵심위험 기재 표준안 마련…고위험펀드 집중심사
김보겸 기자공개 2025-11-17 12:17:2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4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등 고위험 금융상품을 설계·판매하는 금융회사 책임 강화에 나섰다. 금융상품 고도화 속도가 빠른 만큼 투자자가 구조와 위험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 원장은 "필요하다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개정까지 추진할 수 있다"며 상품 설계단계부터 판매과정 전반에 걸친 금융회사 책임강화 의지를 내비쳤다.13일 이 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토론회'를 마치고 "금융상품 설계상 하자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라며 "필요하다면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의 제조·판매 단계에서의 책임 구조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은행과 증권사 등 주요 금융권 관계자들이 참석해 ELS, 해외부동산펀드 등 고난도 상품 판매 과정에서의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은행권은 ELS 판매 규모가 조 단위에 달하는 만큼 판매책임 강화 조치를 이행해 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금감원이 발표한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관련 종합개선안'에 따라 고난도 상품은 일반창구가 아닌 전용창구와 전문상담직원을 통해서만 판매하도록 한 조치가 대표적이다.
금융업권 전반의 시각은 금융상품 자체의 위험성보다 고객이 위험을 인식하는 과정이 핵심이라는 데 모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원금비보장형 ELS는 20년 넘게 시장에서 판매돼 온 스테디셀러"라며 "오랜 기간 판매된 데에는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 역시 "금융회사는 전문성을 가지고 상품을 설계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라며 "판매사는 고객 눈높이에 맞는 설명자료를 마련하고 투자자가 숙려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험 상품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금융투자자 이해도를 높이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금융권의 소비자 이해 제고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상품의 복잡성과 고도화 속도가 매우 빠른 만큼 소비자가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리스크를 스스로 인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금융소비자 이해도 제고를 위한 교육이나 설명 중심 접근보다도 상품 설계단계에서의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복잡한 상품을 잘 설명하면 된다는 식의 접근으로는 불완전판매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특히 보험상품 등에서 반복되는 설계상의 결함을 근본적 문제로 꼽았다. 지난 8월 취임한 이후 3개월간 보험상품 분쟁조정을 집중 검토한 결과 상품 설계상의 하자 문제부터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설계 단계부터 하자가 있는 금융상품이 제조되고 판매되는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실손 및 화재보험 관련 분쟁이 늘어나면서 금감원 현장에서도 조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상품 제조 관련한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금소법 개정까지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기존 홍콩ELS 및 해외부동산펀드 등 고위험 금융상품 설계 과정에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상품의 안정성만 강조하고 핵심 위험요소를 누락한 사례가 반복됐다는 것이다. 판매회사가 투자설명서에 기재된 핵심위험을 명확히 인식하고 설명서에 이를 구체적으로 반영하도록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 개선방안으로는 △상품 설계단계의 선제적 소비자보호장치 구축 △투자자 핵심위험 안내표준안 마련 △제조사와 판매사 간 위험 인수인계 체계 정비 등 책임성 강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복잡한 구조의 상품일수록 상환순위를 명확히 표시하고 영어식 표현을 자제해 소비자 이해도를 높이도록 했다.
고위험 금융상품의 설계부터 판매 전 과정을 강화하기 위해 출시 단계부터 다양한 투자 시나리오 분석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상품 출시 전에는 최악의 상황을 포함한 여러 투자결과를 사전에 검토하고 준법 및 리스크관리 부서가 독립적으로 상품을 평가한 뒤 결과를 별도로 기록해 보관하도록 할 계획이다.
펀드 신고서 작성 방식도 대폭 손질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소려운 위험기재 방식을 개선하고 투자 실패 시 예상 손실액이나 시나리오 분석 결과를 함께 명시하도록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이를 반영한 핵심위험 기재 표준안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심사 단계에서도 감독강도를 높인다. 고위험 펀드에 대해 집중심사를 실시하고 과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금융회사 이력을 별도로 관리해 심사기준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 증권신고서 등에 핵심위험 표준안을 반영해 투자자 관점에서 위험이 충분히 설명됐는지 심사 단계에서 직접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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