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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삼양그룹]100년 기업 삼양, 분쟁 없는 승계 비결은①창업주 2세 승계부터 형제간 지분 교통정리…과점 주주 없이 3세 사촌 경영

김형락 기자공개 2025-11-26 08:16:29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4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면 만드는 그 회사 아니라고"

올해 창립 101주년을 맞는 삼양그룹이 내놓은 광고의 한 장면이다. 같은 이름의 라면만드는 삼양식품은 1960년대 사업을 시작했다. 한때 삼양은 삼양사를 일컫는 말이 됐지만 K푸드 열풍과 함께 삼양식품의 브랜드가 더 널리 알려졌다. 삼양사 입장에선 자존심 상하는 일이 될 수 있지만 삼양식품을 빗댄 광고를 냈다. 그만큼 회사를 알리고 재도약을 준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삼양그룹 스페셜티 광고 중 한 장면.

삼양그룹은 현재 3세 경영에서 4세 경영으로 세대교체를 준비 중이다. 경영권 다툼 없이 사촌 경영 체제로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주가 세운 가풍과 지분 교통정리, 명확한 역할 분담이 맞물린 결과다.

삼양그룹은 1924년 고(故) 김연수 창업주가 세운 합자회사 삼수사(기업형 농장)가 뿌리다. 1931년 사명을 삼양사로 바꾸고 1934년 합자회사를 법인화했다. 1953년에는 삼양통상 주식회사로 상호를 바꿨다가 1956년 주식회사 삼양사로 다시 개칭했다. 이후 삼양사를 중심으로 사세를 키워 2011년 지주사(삼양홀딩스) 체제로 전환했다.

김 창업주는 장자 승계를 고집하지 않았다. 김 창업주는 슬하에 7남 6녀를 뒀다. 삼양사에는 3남 고 김상홍 명예회장과 5남 고 김상하 명예회장을 불러들였다. 장남 고 김상준 명예회장에게는 당시 삼양사보다 수익성이 좋았던 삼양염업사 경영을 맡겼다. 차남 고 감상협 전 국무총리, 4남 고 김상돈 회장에게는 삼양염업사 지분을 넘겨 형제간 지분 교통정리를 해뒀다.

삼양그룹은 창업 2세대에 자연스레 형제 경영이 자리 잡았다. 김상홍 명예회장과 김상하 명예회장은 식품과 석유화학을 그룹 양대 축으로 만들었다. 1955년 울산에 제당 공장을 세워 식품사업을, 1969년 전주에 폴리에스터 공장을 건립해 화학섬유사업을 키웠다. 1980년대에는 삼남석유화학(고순도 테레프탈산(TPA))과 삼양화성(폴리카보네이트(PC))을 설립해 화학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삼양그룹 주축인 3세대는 사촌 경영으로 이어졌다. 김상홍 명예회장 장남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과 차남 김량 삼양사 부회장, 김상하 명예회장 장남 김원 삼양사 부회장과 차남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이 3세 경영인이다. 4세 중에는 김윤 회장 장남인 김건호 사장이 삼양홀딩스 전략총괄 겸 삼양사 화학2그룹장으로 활동 중이다.


삼양사 지분은 일찌감치 친인척으로 잘게 쪼개졌다. 1999년 6월 사업보고서 기준 특수관계인 42명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은 32.76%. 당시 최대주주인 김윤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3.14%다. 친인척들이 뜻을 모아야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구도다.

김상홍 명예회장과 김상하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2세대 지분은 대부분 3세대로 넘어갔다. 지난 3일 기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삼양홀딩스 최대주주 지분은 47.21%다. 최대주주는 김원 삼양사 부회장(6.13%)이다. 5% 이상 주주는 김원 부회장 동생인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5.6%)과 양영재단(5.38%)이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4.02%)과 동생 김량 삼양사 부회장(3.79%), 아들 김건호 삼양홀딩스 사장(2.91%)은 소수 지분을 들고 있다.

3세 사촌 경영은 역할 분담과 의사결정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했다. 삼양그룹은 2011년 지주사 전환을 준비하면서 '최고경영회의'를 신설했다. 김윤 회장과 김량 부회장, 김원 부회장 3인이 주축인 그룹 컨트롤 타워다. 그해 11월 출범한 삼양홀딩스는 삼양사에 이어 사촌 3인 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김정 부회장은 사업 자회사 삼양사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8년에는 김윤 회장만 삼양홀딩스 대표이사로 남았다. 김량, 김원 부회장은 삼양사 총괄 등기임원으로, 김정 부회장은 삼양패키징 총괄 등기임원으로 이동했다. 그해 말 당시 팀장이었던 김건호 사장이 상무로 승진해 삼양홀딩스 임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김윤 회장은 2019년부터 삼양홀딩스 대표이사를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있다.

삼양홀딩스 주력 자회사는 삼양사다. 삼양홀딩스가 삼양사 지분 61.8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양사는 종속기업 삼양패키징 지분 71.47%를 들고 있다. 삼양사는 JB금융지주 지분 14.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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