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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닥터나우'가 드러낸 입법의 민낯

이영아 기자공개 2025-12-01 08:08:41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8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닥터나우'를 정조준한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를 통과하면서 신산업 규제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의약품 재고를 투명히 파악해 환자가 약국을 전전하지 않고 필요한 약을 신속히 찾을 수 있는 소비자 편익이 있음에도 국회는 '리베이트 우려'라는 추상적 가능성만으로 사업 자체를 금지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번 사태는 한국의 규제 방식이 여전히 과거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닥터나우 사례는 결코 고립된 사건이 아니다. 승차공유 플랫폼 '타다', 법률 플랫폼 '로톡'에 이어 또 한 번 직역단체의 반발이 입법으로 전이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타다는 택시단체의 반발에 의한 여객운수법 개정으로 하루아침에 불법이 됐고 한국은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 흐름에서 후퇴했다. 로톡은 정부와 법원이 모두 위법 요소 없다고 판단했음에도 로톡 금지법이 발의됐고 변호사단체의 압박으로 수년째 제도 정비가 멈춰 있다. 닥터나우 역시 같은 갈등 구조 속에서 소급적 금지를 맞닥뜨린 셈이다.

문제의 본질은 특정 사업 모델이 아니라 입법 방식 그 자체다. 한국은 '포지티브 규제'를 고수해왔다.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면 우선 금지부터 하고, 그다음 천천히 사회적 합의를 논의하는 방식이다. 규제 설계 과정에서 직역단체의 요구가 입법에 곧대로 반영됐고 스타트업은 혁신을 실험할 기회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이와 달리 글로벌 대다수 국가는 정반대 구조를 따른다. 일명 '네거티브 규제'이다.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문제가 생기면 사후 규제하는 방식이다.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 환경과 달리 한국 스타트업은 출발부터 규제 리스크를 떠안아 경쟁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입법 관점 전환이다. 규제는 가능성이 아니라 사실에 기반해야 하고, 사후 규제가 가능한 영역에서 선제 금지는 불필요하다. 직역단체의 반발보다 국민 편익과 산업 경쟁력이 우선돼야 한다. 혁신 기업이 예측할 수 있는 제도 환경에서 성장하도록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도 필수다.

닥터나우 방지법은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이 디지털 전환 시대에 어떤 국가가 될 것인지에 관한 질문이다. 혁신을 밀어내는 나라가 될 것인지, 혁신을 설계하고 관리하며 성장하는 나라가 될 것인지. 더 늦기 전에 답해야 한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입법은 이제 끝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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