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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자가 돌아온 삼성[thebell note]

김도현 기자공개 2025-12-01 07:57:01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7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찬바람이 부는 계절이 왔다. 이맘때면 직장인의 희비가 엇갈린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는 인사철이다. 방영 중인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가 인기를 끌면서 올해 대기업 인사는 어느 때보다 주목도가 높았다.

재계 1위 삼성은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 이후 첫 인사라는 점에 더욱 이목을 끌었다. 컨트롤타워 부활, 주요 경영진 교체설 등 다채로운 시나리오가 등장하기도 했다. 예상과 달리 큰 변화는 없었다. 대신 의미있는 움직임은 있었다. 기술 인재가 대거 등용된 것이다.

최근 만난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삼성은 기술 회사인 만큼 기술 인재 중용은 당연하다"고 이야기했다. 국내 어떤 그룹보다 다양한 사업을 하는 삼성이지만 그의 말처럼 기술이 근간을 이룬다.

삼성의 눈부신 성장도, 어두운 터널도 기술에서 비롯됐다. 반도체와 휴대폰, 가전 등 사업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위기는 메모리 부진이 결정이었다. 결국 삼성은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흥한다는 의미다.

이 회장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다. 선대 회장의 정신을 이어받아 기술 중심의 경영 철학을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 이같은 기조가 두드러지면서 삼성 안팎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사업지원실의 새로운 수장으로 박학규 사장이 부임한 것이 대표적이다. 박 사장은 재무통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술에 대한 관심이 적잖은 것으로 전해진다. 카이스트 대학원 경영과학 석사를 취득하는 등 본인의 영역을 경영지원에 한정시키지 않았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재직 시절 무리 없던 배경이다.

세계적인 석학인 박홍근 사장을 영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 최초 하버드 교수인 그의 능력을 의심할 여지는 없지만 조직운영 경험이 없다는 측면에서 이례적 결정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는 박 사장이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를 총괄하도록 했다.

이외에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기술 관련 인원들이 요직에 배치되면서 삼성의 기술력 강화 의지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격언이 있다. 반도체 시장을 군림하던 인텔도 엔지니어 대신 재무통이 장기간 집권하면서 무너졌다. 삼성의 히스토리이자 헤리티지는 기술이다. 기술을 잊지 않은 삼성에게 미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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