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2월 03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가올 20년은 건물을 짓는 사람이 아니라 시대를 짓는 사람이라는 정세권의 정신 위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한국디벨로퍼협회가 최근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선포한 미래 비전이다. 1.5세대 디밸로퍼 김대건 리건그룹 회장과 영(Young) 디벨로퍼 신혜수 디블록자산운용 대표가 공동으로 선포한 미래 비전에서 정세권의 정신을 꺼낸 까닭은 무엇일까.
서울의 북촌 한옥마을이나 익선동을 돌아보면 비슷한 모양의 한옥들이 여러 채 들어선 것을 볼 수 있다. 국내 최초의 근대적 디벨로퍼 정세권이 공급한 한옥 단지다. 그는 1920년대 부동산 개발회사인 건양사를 설립해 북촌과 익선동, 성북동 등에 한옥 대단지를 공급해 주거 문제를 해결했다.
전통의 건축 양식인 한옥을 유지하면서 평면을 표준화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또 당시 생활상에 맞춰 개량한 한옥을 저렴하게 공급해 주택 문제를 해소하기도 했다. 특히 정세권은 부동산 개발로 거둔 이익을 조선어학회 토지 및 건물 기증, 독립운동 군자금 기부 등의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했다.
다시 시계를 돌려서 2025년. 디벨로퍼들이 정세권의 정신을 다시 꺼낸 배경은 자신들의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돼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한다. 특히 영 디벨로퍼로 알려진 2세 또는 부동산 개발업에 뛰어든 새로운 세대들로부터 이 같은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디벨로퍼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다른 기업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진 것이 현실이다. 이는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과 특정 계층 혹은 특수한 사례가 부각되는 개발사업의 이익 구조 등이 중첩적으로 누적되면서 굳어졌다.
다만 부동산 개발업이 꼭 소수의 이익으로 전유되는 것만은 아니다. 디벨로퍼는 땅을 매입하는 데서부터 입지 및 시장 분석, 기획 나아가 분양 후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리스크를 짊어진다. 또 5년 혹은 그 이후의 부동산 시장을 예상하면서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현시점에선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디벨로퍼들이 고안한 생활시설이나 문화시설, 나아가 재창출한 도시의 가치를 향유한다. 간접적으로 개발 이익을 공유하는 셈이다. 단순히 집뿐 아니라 오피스나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이 모두 해당한다. 여기에 민간은 개발 과정에 제도가 정한 일정 수준의 공공기여도 이행하고 있다.
생존이 최우선이었던 1세대 디벨로퍼들과 달리 영 디벨로퍼들은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사회적 인식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더벨이 진행했던 1세대 디벨로퍼 연속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한 디벨로퍼는 "시장이나 제도가 제대로 있지 않다 보니 혼탁한 상황에서 잘 됐던 사업조차 전면에 드러내기 어려웠던 시기였다"면서 "부정적인 것도 긍정적인 측면도 모두 드러내길 꺼린 탓에 오해나 억측이 많았는데 사회적 기여에 대한 부분은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어떤 부동산 개발은 쇠퇴하던 지역을 되살리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하기도 한다. 선배들의 자양분을 보면서 자라난 영 디벨로퍼들이 직업에 대한 인식 개선부터 나선 배경이다. 건물이 아닌 시대를 짓겠다는 영 디벨로퍼가 꺼낸 정세권의 정신을 다시 한번 고민할 시간이다. 영 디벨로퍼가 만들 도시의 미래, 나아가 그들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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