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2월 04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퍼스트무버로 글로벌 입지를 구축한 셀트리온은 신약 개발에서 전혀 다른 출발선에 섰다. 시밀러에서는 선두주자였지만 신약 개발에서는 후발주자로 글로벌 빅파마와 격차를 좁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신약 개발은 바이오시밀러와 비교해 실패를 전제로 한 사업이다.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임상 3상조차 평균 성공률이 50%대에 그친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3상까지 수십년간 수천억원을 투입해도 두 번 중 한 번은 실패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으로 쌓은 수조원대 매출과 40조원대 시가총액은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단일 임상 프로젝트의 실패가 그룹 전체 밸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이 최근까지도 신약에 대한 세부 전략 공개 자체를 조심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셀트리온의 신약 개발 행보는 올해를 기점으로 한층 과감해졌다. 그간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국내외 바이오텍과 협업 기반을 다져왔다면 최근에는 직접적인 공동연구, 라이선스 계약 등 실질적 파트너십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전략의 중심에는 서정진 회장의 장남이자 셀트리온의 신약 사업을 이끄는 서진석 의장의 '네거티브 셀렉션'이 있다. 처음부터 잘될 물질을 선별하는 게 아니라 선택지를 넓게 펼처두고 이후 가능성이 낮은 물질을 순차적으로 제거해 가는 접근법이다.
실제 셀트리온은 최근 두 달 동안 다섯 건의 공동연구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연달아 체결했다. 공간전사체 분석, 면역항암제, 자가항체 분해제, ADC(항체약물접합체) 등 플랫폼은 다양하다. 그러나 공개된 세 건 계약의 선급금 합산은 150억원 내외에 그친다.
총액 대비 작은 선급금 규모를 감안하면 셀트리온의 전략적 의도가 드러난다. 셀트리온이 잘하고 잘할 수 있는 모달리티를 중심에 두고 폭넓게 가능성을 탐색하되 성공 가능성이 낮거나 전략과 맞지 않는 분야는 과감히 제거하는 방식이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전방위적 투자로 시장을 빠르게 넓힌 셀트리온이나 신약 개발만큼은 같은 공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신약은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임상 과정 전반에 걸쳐 예측하기 어려운 수많은 변수가 끊임없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2027년까지 20개 신약 파이프라인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넓게 펼쳐 둔 후보군 중 어떤 플랫폼을 남기고 어떤 영역을 제거할지가 관건이다.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셀트리온의 네거티브 셀렉션 전략에 신약 개발의 성패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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