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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최주선호 1년]'캐즘의 덫' 풀어낼 반도체·디스플레이 DNA 이식①생산 효율화·원가절감 등 초점, 미션완수→그룹 내 입지 강화

김도현 기자공개 2025-12-15 10:30:34

[편집자주]

최주선 사장이 삼성SDI 대표로 부임한 지 1년.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하면서 대외 경영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다. 이에 따른 실적 부진도 불가피해 보인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에서 요직을 거친 최 사장의 미션은 삼성SDI의 체질 개선이다. 이를 위해 배터리 사업 무게중심을 전기차에서 ESS로 옮기는 동시에 첨단소재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 더벨은 최 사장의 1년 성과와 향후 삼성SDI 비전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8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내년에도 최주선 대표 체제를 이어간다. 사실상 구원투수로 임명된 최 대표는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 속에서 삼성SDI에 지속가능성을 입히기 위해 분투 중이다.

최 대표의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라는 첨단산업을 다뤄본 인물이다. 양사에 필수 소재를 공급하면서 배터리라는 그룹 차원의 새 먹거리를 발굴 중인 삼성SDI에 그의 경험이 필요한 이유다. 최 대표 경영성과가 가시화할 내년과 내후년이 개인적으로도 전사적으로도 중차대한 분수령으로 여겨진다.

◇첨단산업 전문가, 공급망 관리 노하우 전수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내주 하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2026년 사업 계획과 중장기 신성장 동력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반기마다 열리는 회의지만 이번에는 이전보다 공기가 무겁다는 후문이다. 최 대표가 약 1년을 삼성SDI에서 보내면서 내부 사정을 파악할 시간을 충분히 가진 데다 자신의 색채를 드러낼 적기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SDI는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낼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공교롭게도 최 대표가 온 뒤로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이라는 암초가 사라지지 않은 탓이다.

'일시적'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업황 반등이 늦어지면서 삼성SDI는 언제까지나 전기차 시장이 살아나기만을 기다릴 수 없는 입장이다. 전반적인 구조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최 대표를 삼성SDI 수장으로 앉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대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라는 기술집약적인 업종에서 오랜 기간을 종사하면서 나름의 노하우가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 당시 반도체 노하우를 잘 접목하면서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 전환을 원활히 진행한 바 있다. 기존에 강점이던 중소형 OLED 수익성도 향상시켰다.

삼성SDI도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게 되면서 일정 기간 과도기를 겪었다. 배터리 사업이 자리를 잡았지만 전방이 무너지면서 다시 한번 위기가 찾아왔다. 단순히 양질의 배터리를 제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성을 높이고 소재, 장비 협력사들과의 네트워킹으로 원가를 낮춰야 생존할 수 있게 됐다.

업력이 상대적으로 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제대로 아는 자가 최 대표다. 범위를 삼성그룹에서 국내 산업계로 넓혀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모두 겪은 인재가 드물다. 최 대표가 성공 사례를 쓴다면 관련 계열사 간 이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SK온 사령탑으로 이석희 사장이 오른 것도 그 일환이다. 이 사장은 인텔, SK하이닉스 등을 거친 세계적인 반도체 석학이다. SK온에 반도체 전문성을 심어주기를 기대한 인사다.

최 대표는 배터리 공급망 재정립, 생산라인 전환을 단행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연달아 수주계약을 체결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추세다. 더불어 46파이 배터리, 전고체전지 등 상용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자재료 파트에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편광필름 사업을 매각하고 첨단 반도체와 OLED 소재 양산화, 배터리 재료 내재화 등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최 대표의 색깔이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7월 창립기념일 행사에서 최 대표는 "어려운 때일수록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면서 "차별화된 기술력, 제조 경쟁력 재건, 극판·조립·팩 기술의 정상화, 전자재료 신사업 성공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

◇삼성D 출신 영입, 리더십 재편 가속화

최근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에서도 최 대표의 의중이 반영되는 모양새다. 삼성디스플레이 시절 호흡을 맞췄던 인원들을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구매팀장을 역임한 이광수 부사장이 삼성SDI 구매팀장으로 선임됐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구매그룹에서도 일한 이력이 있다. 최 대표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거쳐온 셈이다.

이 부사장이 오면서 기존 삼성SDI 협력사들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실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카운터파트너가 바뀐 만큼 단가 인하 압박이 거세질 수 있어서다.

재계 관계자는 "최 대표가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삼성SDI가 잘 이끈다면 공로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커진다"며 "추후 최 대표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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