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2월 10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부 키운 PEF' 기획을 준비하면서 한 연기금 관계자를 만났다. 처음엔 산업 동향을 묻는 자리였지만 대화는 곧 PEF를 둘러싼 현실적 고민으로 흘러갔다. 그는 "요즘 참 피곤하다"고 했다. 농담처럼 들렸지만 그 한마디에는 현장의 부담과 압력이 담겨 있었다.PEF는 성과가 날 때는 조용하지만 논란이 생기면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다. 홈플러스 투자 사례처럼 여론이 흔들리면 GP보다 LP가 먼저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왜 국민 자금을 거기에 넣었느냐"에 대한 답변은 늘 LP의 몫이다.
그래서 LP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PEF는 '금쪽이'에 가깝다. 손이 많이 가고 변수가 산재하며, 관리 기준은 매년 까다로워진다. 수익은 시간이 지나야 드러나지만 평가는 즉각적이다. 출자자 입장에서 PEF가 까다로운 자산인 이유다.
이쯤에서 고민이 들었다. 준비 중인 기획이 시장 정서와 어긋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현장의 피로감과 회의가 먼저 나오는 분위기 속에서 이 산업의 의미를 짚는 기획이 적절한가 스스로 되묻게 됐다. 이야기 내내 엇갈리던 판단은 그의 마지막 말에서 정리됐다.
"그래도 필요한 투자입니다. 기사 방향은 맞아요."
그 말은 이 시장이 작동하는 원리를 설명한다. PEF는 무엇보다 수익으로 평가받는 자산이다. 연기금과 공제회가 운용하는 돈은 국민 자산이고 그 자산을 불리는 것이 출자자의 존재 이유다. 실제로 일부 펀드는 두세 배 이상의 회수 배수를 기록했고, 몇몇 딜은 전체 운용성과를 끌어올린 사례로 남았다. PEF가 '국부를 키운 자본'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의미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PEF는 시장의 공백을 메워온 자본이기도 하다. 신규 산업의 성장, 구조조정 기업의 재기, 초기 기술기업의 기반 확보 과정에서 가장 먼저 움직인 자본이 PEF였다. 최근 다시 주목받는 조선·배터리·반도체 후공정 산업에서 초기 자금과 인수·합병 구조 설계에 PEF가 관여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그래서 PEF는 여전히 번거롭고 때로는 논란을 동반하지만 결과로 설명되는 자본이다. 지금 LP들이 고민하는 지점은 하나로 수렴한다. 'PEF 투자를 할 것인가'가 아니라, 책임 있는 기준과 검증 아래 '어떻게 더 잘할 것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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