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외화채 조달 채비에 글로벌IB '설왕설래'한국물 흥행에 발행 과열 지적…조달비용 상승 우려도
이정완 기자공개 2025-12-11 07:54:54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9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의 외화채 발행 움직임에 한국물을 담당하는 글로벌 IB(투자은행)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올해 한국물 시장이 연일 흥행 랠리를 이어가자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신용도로 조달이 가능한 국민연금까지 외화 차입에 나섰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민연금이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하려는 것이냐며 부정적 의견도 나온다.환율 안정화에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국민연금을 사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외화채 발행 자체만 놓고 보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외환보유고나 경상수지 규모 등 대외건전성 지표를 살펴봤을 때 한국물 발행이 늘어도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란 뜻이다.
◇국민연금 '빚투' 움직임에 시장 반응은 "글쎄"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외화채 발행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검토 중이다. 외화채 발행을 위해 법 개정도 준비하고 있다. 국민연금법에 따르면 연금 운영 기금은 연금보험료, 기금 운용 수익, 적립금, 수입지출 결산상 잉여금에서만 쓸 수 있다.
국민연금의 외화채 조달설은 올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IB업계를 중심으로 흘러나왔다. 여당을 중심으로 사전 국고 투입을 통해 기금 고갈을 막자는 주장이 나왔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조달 시그널로 여겼다. 차입을 통해 국고 투입 재원을 마련할 것이란 분석이었다.
한국물 시장 참여자의 시각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올 들어 중국·홍콩 등 아시아 지역 투자 수요를 중심으로 한국물 호황세가 이어지면서 국민연금까지 발행 행렬에 동참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한민국 정부 신용도를 기반으로 발행한 수출입은행과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은 올해 한국물 스프레드 기록을 새로 썼다. 수출입은행이 지난 9월 5년물 달러채 금리를 미국 국채금리에 26bp 더한 수준으로 최저 기록을 경신했는데 10월 외평채가 곧바로 T+17bp로 스프레드를 더 좁혔다.
결국 한국물 발행 여건이 좋으니 원/달러 환율 안정화를 위해 직접 외화 투자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아이디어다. 정부에서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도 고환율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한다. 차입을 통해 환율 상승 부담을 덜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국민연금까지 한국물 시장에 등장하면 조달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부터 대미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미국에 투자해야 하는데 이중 절반 가량을 한미전략투자공사를 통해 조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내년 외평채 발행한도도 50억달러로 기존 정부안인 14억달러에서 대폭 증액해뒀는데 국민연금까지 등판하면 정부 신용도로 공급되는 물량이 더 늘어나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외화채로 해외 투자 재원을 만들겠다는 건 국민연금이 빚투하겠다는 의미”라며 “수출입은행·산업은행을 비롯해 내년 대규모 한국물 조달이 예정된 상황에서 조달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외건전성 감안 무리없단 분석도
물론 다른 의견도 있다. 국민연금이 차입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한다는 발상에 대해선 정치적 논의가 필요하지만 발행 자체만 놓고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대외건전성 지표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주장이다. 이달 초 기준 4300억달러 넘는 외환보유액을 나타내고 있고 경상수지 흑자 폭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기준 경상수지는 896억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990억달러로 2015년 1041억달러 흑자 이후 9년 만에 최대 기록이었다.
한국물만의 특별한 발행 환경 탓에 국민연금의 등판이 과도한 발행처럼 보일 수 있다는 평이다. 한국물 발행은 기획재정부로부터 윈도(Window)라 불리는 발행 일정을 확보해야 외화채 시장을 찾을 수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 차원에서 외화 차입을 관리하고자 만들어진 제도다. 일정 부분 제한이 있다 보니 신규 발행사의 등장에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IB업계 관계자는 "주요 통화가 아닌 비메이저 통화국으로서 외화 보유 확대는 숙명 같은 일"이라며 "외국인 투자자가 생각하는 대한민국 신용도를 감안하면 우려보다 여파가 덜할 수도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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