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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R 검토' SK하이닉스, 넥스트 스텝은 '자회사 설립'기존 자사주 활용, 주주가치제고 방안…대규모 자금 확보 필요, 금융리스업 개시 유력

김도현 기자공개 2025-12-11 07:00:57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0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자기주식을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명분은 기업가치 제고다. 단순히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보다 주주환원 효과가 더 클 것으로 판단해서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 대비 저평가를 받아왔다. 메모리 경쟁사인 마이크론은 규모면에서 SK하이닉스에 못 미치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2배 이상 높다. TSMC 등이 ADR을 통해 주가 상승을 이뤄낸 바 있어 SK하이닉스도 관련 검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ADR 발행이 SK하이닉스의 숙제로 떠오른 자금 조달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기존 보유한 자사주를 발행하는 ADR 자체는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 등으로 간접적인 영향은 있겠으나 이 역시 보장된 측면은 아니다. 보유 중인 자사주가 약 2.39%로 현재 주가 기준으로 환산해도 10조원 내외에 그치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1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현재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주요 제품 생산능력(캐파)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문제는 공정 미세화, 물가 상승 등으로 필요한 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용인 투자만으로 600조원 이상이 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초 120조원에서 약 5배 늘어난 수준이다.

이외 국내 이천과 청주, 미국 인디애나주 등 투자도 병행하고 있어 수십조~수백조원 이상이 더 든다. SK하이닉스가 다양한 자금 조달 전략을 고민하는 배경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결과적으로 SK하이닉스는 ADR 발행 외 추가적인 움직임이 불가피하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금융 자회사 설립이다. 이는 정부의 지주회사 및 금산분리 규제 완화가 동반돼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완화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핵심은 첨단전략산업에 속한 지주사 손자회사의 자회사(증손회사) 지분 보유 요건을 100%에서 50%로 낮춰주는 것이다. 해당 증손회사의 금융리스업도 허용할 것으로 전해진다. 일정한 기간만 허용하는 일몰제 도입이 유력한 상태다.

현실화하면 가장 수혜를 입을 곳으로 첨단전략산업인 반도체를 다루는 SK하이닉스가 꼽힌다. SK그룹은 지주사 SK가 SK스퀘어를 지배하고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 최대주주인 구조다. 현시점에서 대기업 중 지주사 체제에서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이 흔치 않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금융리스업을 담당하는 종속회사를 설립한 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투입할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가 신설 자회사 지분 50%만 보유한 채 외부 투자를 유치하거나 다양한 합작사를 만들 수 있다.

또한 해당 자회사가 금융 라이선스를 확보하면 신용도 상승으로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고 정부 차원의 세제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신설 자회사가 회사채 발행, 은행 대출, 투자 유치 등으로 마련한 자금으로 공장 건설 및 장비 구매하면 이를 SK하이닉스에 임대하는 구도도 거론된다. SK하이닉스로서는 증설 초기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 부담을 임차료 형식으로 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가 SK하이닉스 자회사에 일부 활용되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성장펀드가 첨단전략산업 생태계 전반을 민관합동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1호 투자처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언급되고 있다.

일련의 상황은 SK하이닉스에 긍정적이나 이에 대한 비판도 동반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대표적이다. 해당 포럼은 "SK하이닉스가 정부 지분투자를 받아 합작 법인을 세우면 기존 주주 입장에서 추후 반도체 매출 비중이 희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주친화정책이 강화되는 흐름에서 SK하이닉스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ADR 발행 등 주주가치제고 행보가 비판을 상쇄할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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