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5]신한카드 카자흐 법인 '한 수' 된 아스터오토 합작②진출 어렵고 성과내기 더 어려운 시장, 딜러망 1년 만에 88개→500개 증가
김보겸 기자공개 2025-12-17 12:56:57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5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자흐스탄은 MFO(소액금융) 업계에서 '진출도 어렵고 사업성과를 내기는 더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중앙아시아 국가 중 비교적 MFO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데다 이미 현지 은행과 자동차 캡티브 금융사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서다. 어렵게 진입하더라도 한국계 금융사가 현지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는 사실상 전무하다. 최근 10년간 한국 금융사들이 집중 진출한 동남아시아와 인도 역시 이미 30여년 전 일본 금융사들이 뿌리를 내린 시장이다.이런 가운데 신한카드 카자흐스탄 법인 신한파이낸스는 하늘의 별 따기로 여겨지던 과제를 현실로 만들었다. 2021년 현지 1위 자동차 딜러사인 아스터오토와의 사업 제휴로 첫발을 뗀 뒤 2024년 3월 지분 투자를 통한 합작법인(JV) 전환에 성공하며 카자흐스탄 사업에 본격적인 날개를 달았다.
◇한국 금융사, 해외에서 투자 유치 이례적 성과
신한파이낸스는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중앙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부상했다. 그 배경에는 현지 최대 자동차 딜러그룹인 아스터오토와의 전략적 제휴와 JV 전환이 자리 잡고 있다. 딜러 제휴를 넘어 한국 금융사가 해외 현지기업으로부터 역으로 투자를 받은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에서는 이례적인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사의 인연은 2021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약 3년간 제휴 관계를 유지하며 사업성과와 리스크 관리 능력을 검증한 끝에 지분 투자로 이어졌다. 신한파이낸스 관계자는 "해외에서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증명해야 하는 일"이라며 "제휴 기간 동안의 성과가 신뢰로 이어졌고 투자 결정의 기반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아스터오토는 중고차 트레이드 인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고객이 신차를 구매할 때 기존에 보유하던 차량을 매각하는 구조에서 출발해 이후 신차 브랜드 라이선스를 확보하며 공식 딜러 사업자로 영역을 확장했다.
카자흐스탄 자동차금융 시장을 보면 한때 1위였던 MFO KMF는 은행으로 전환하며 사실상 시장에서 이탈했다. 현재는 도요타 파이낸스가 은행 기반의 금융 캡티브, 마이카파이낸스가 딜러 캡티브, 솔바가 캐시론 중심의 독립 MFO로 각각 자리하고 있다. 신한파이낸스는 자산 규모 기준 5위권이지만 은행 준캡티브 성격에 더해 아스터오토와의 합작을 통해 딜러 캡티브 성격까지 갖추게 됐다.

아스터오토 입장에서도 파트너 선택은 전략적 판단이었다. 카자흐스탄 최대 딜러사인 아스타나모터스가 현대자동차 판매를 기반으로 성장했고 그 자회사로 자동차캡티브 금융사인 마이카파이낸스를 두고 있는 구조 속에서 아스터오토 역시 금융 부문 확장이 필요했다. 현지 MFO 가운데 아스터오토와 합작할 만큼 규모와 역량을 갖춘 사업자가 사실상 없었다는 점도 양측의 이해를 맞물리게 했다.
여기에 신한파이낸스는 여신사 특성상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경우 모회사로부터 지급보증을 받을 수 있다는 강점도 갖고 있다. 개도국 시장에서는 현지 은행과의 거래 자체가 쉽지 않은데 모회사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한 조달 구조가 사업 안정성을 뒷받침했다.
◇JV 전환 이후 1년…카론 시장의 현지 강자로 도약
합작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 한국 금융사와 현지 대형 딜러사가 하나의 회사를 공동 경영하는 구조는 조율해야 할 사안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업이 성사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아스터오토의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이 꼽힌다.
신한파이낸스 측은 오너기업 특유의 결단력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평가한다. 3년간의 제휴 기간 동안 쌓아온 신뢰 역시 중요한 기반이 됐다. 신한파이낸스 관계자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현지에서 신한파이낸스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파트너사의 기여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라며 "현지 확장 과정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의 역할은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처음 제휴 논의는 아스터오토가 먼저 외자계 금융사를 대상으로 파트너십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2021년 당시 아스터는 금융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었고 신한카드는 자동차금융 확대를 추진하고 있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협력이 본격화됐다.
이후 정문호 법인장이 부임한 뒤에는 포트폴리오를 우량자산 중심으로 재편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중고차금융 비중을 줄이고 신차금융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아스터오토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신차 확대 전략은 신차 딜러망 확장이 필수적인데 아스터의 네트워크가 이를 가능하게 했다. 딜러 수가 88곳에 불과하던 시절에는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없었지만 현재는 매출 규모와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딜러를 등급화해 운영하고 있다.
신한파이낸스는 설립 이후 꾸준히 자동차금융 딜러망을 확대해 왔다. 2024년 3월 아스터오토가 36억7700만텡게(약 110억원)를 투자하며 JV로 공식 전환했고 2025년 6월 추가 출자까지 반영한 현재 지분 구조는 신한카드 72.09%, 아스터오토 27.91%다. 향후 5년 내 아스터오토의 지분은 49%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JV 전환 이후 외형 성장은 더욱 빨라졌다. 2024년 초 88곳이던 제휴 딜러는 2025년 현재 500여곳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중대형 공식 딜러 약 10곳은 법인장이 직접 관리하고 있으며 소형 딜러는 실적과 기여도, 사고 여부 등을 반영해 S부터 D까지 등급화해 운영하고 있다.
아스터오토가 보유한 광범위한 딜러망과 ICT 계열사, 운영 노하우는 신한카드의 자금력과 심사·채권관리 프로세스와 결합되며 자동차금융 중심의 영업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카자흐스탄 전역의 아스터오토 딜러 자원을 활용해 채권 관리와 사업 운영 효율성까지 높아진 셈이다.
카자흐스탄 자동차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는 심사 속도다. 신한파이낸스는 프로세스 자동화와 심사 로직 개선을 통해 대출 심사 시간을 5분 수준으로 단축했다. 자동화 심사를 앞세운 현지 은행들이 시장을 주도해온 만큼, 속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 것이 필수 조건이었다.
여기에 더해 차량 구매 상담부터 서류 제출, 금융 승인, 차량 인도에 이르는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프로젝트를 아스터오토와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카자흐스탄 시장에서 가장 편리한 자동차금융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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