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Radar]금융위 "자동차금융 벗어나라"…캐피탈업권에 주문권대영 부위원장 "국민생활, 기업활동에 필요한 고가설비 리스가 본업"
김보겸 기자공개 2025-12-16 12:13:21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5일 1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금융을 축으로 성장해온 캐피탈업권이 구조적 전환의 기로에 섰다. 금융당국은 자동차금융 중심의 기존 영업관행에서 벗어나 국민 생활과 산업 전반에 필요한 설비 금융으로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학계에서도 캐피탈사의 미래 성장 동력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에 달려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자동차 말고 국민 생활, 신산업 설비에서 역할 찾아야"
15일 여신금융협회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2026 여신금융업 전망 및 재도약 방향을 주제로 여신금융포럼을 개최했다. 미국발 관세충격과 인공지능(AI) 산업의 영향력 확대,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 등 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여신금융업권의 재편 방향과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이날 포럼에선 캐피탈업권이 더 이상 자동차 할부리스 중심의 성장 전략에 안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경제와 산업구조 전환을 뒷받침하는 금융으로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캐피탈업권의 본질적 역할로 물적 금융을 강조했다. 캐피탈사가 리스 및 할부금융을 통해 기업 경영활동과 국민생활에 필요한 고가의 설비와 물품을 초기비용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금융업권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권 부위원장은 "자동차 등 기존 영역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산업과 국민 생활에 필요한 설비 영역에서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것이 캐피탈업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리스와 렌탈 등 물적 금융을 본업으로 하는 유일한 금융업권이 캐피탈업인 만큼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신산업을 발굴하고 해당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설비금융을 적극적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권 부위원장은 은행 대출이나 기업공개(IPO) 이전 단계에서 리스 및 할부금융을 포함한 단계별 모험자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AI와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분야는 수익이 가시화되기까지 장기간 기술 개발과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산업인 만큼 해당 부문에 적극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 부위원장은 "여전업권은 국민 경제 활동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기회도 많다"라며 "금융위가 추진 중인 금융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혁신기업·공급망·PF까지 역할확대 주문
이 같은 당국 인식이 공감대를 얻는 모습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캐피탈업권은 소비자금 공급 위주의 전통적 역할에서 벗어나 혁신성장을 촉진하는 생산적 금융의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라고 밝혔다.
자동차금융 시장이 이미 구조적 변곡점에 진입했다는 판단에서다. 자동차 리스 실행액은 2023년 12조9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12조5000억원, 2025년 12조4000억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캐피탈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증가세 역시 2023년 이후 둔화됐고 2025년 상반기에는 감소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서 교수는 "자동차금융은 여신금융업의 핵심 영역이지만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라며 "소비자금융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산업 구조 전환을 지원하는 생산적 금융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자동차금융 내에서도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를 위해 생산설비 리스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24년 산업기계 리스 실행액은 9180억원에 그친 반면 자동차 리스 규모는 12조8000억원에 달하는 등 집중도에서 차이를 보였다. 서 교수는 "정책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보증 활용, 리스크 분산 체계 구축, 기술평가 역량 강화를 통해 설비 리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으로 △혁신기업 운전자금 및 성장자금 지원 △공급망 금융 참여 △인프라·친환경 에너지 중심의 건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확대도 제시했다. 담보와 신용 이력이 부족한 벤처·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대안적 심사 모델을 구축하고, 산업 생태계 전반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역할을 넓혀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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