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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자금 마련 성패 삼성생명 지분에 달렸다 [인수후보분석 - CJ]1조원 상당 생명 지분 매각 가능성에 무게···공정거래법 개정안 표류로

이도현 기자공개 2011-04-14 16:50:48

이 기사는 2011년 04월 14일 16: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가 자체 자금으로 대한통운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조달의 핵심인 삼성생명 주식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 지 주목된다.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지만 현실적으론 블록 세일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관훈 CJ㈜ 대표이사는 지난 8일 "CJ그룹은 자체 자금만으로도 대한통운을 인수할 만한 충분한 자금여력이 있다"며 "현금성 자산을 1조원이상 보유하고 있고 삼성생명 주식 등 매각이 가능한 비영업용 자산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매년 1조5000억원 수준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감안하면 인수 이후 추가적인 투자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CJ㈜가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CJ그룹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지난해말 기준 약 1조6000억원이다. 여기엔 CJ제일제당이 지난해 삼성생명 지분(500만주) 매각으로 유입된 5000억원과 CJ투자증권(현 하이투자증권)의 매각대금 5500억원이 포함돼 있다.

대한통운의 매각 예상가격은 1조5000억원 수준. 과열양상을 띠게 되면 2조원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운전자금 같은 경상적 자금 소요를 감안한다면 CJ는 1조원 정도의 여유자금이 필요하다.

◇ 삼성생명 지문 매각, 블록세일 가능성 커

추가 자금조달의 핵심은 CJ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이다. 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대한통운 인수에 청신호 혹은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CJ㈜는 3.2%(639만주), CJ제일제당은 2.3%(459만주)의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매각 예상가격은 약 1조원 정도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과 합하면 CJ는 2조5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외부 차입 없이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CJ 입장에선 삼성생명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EB(교환사채) 같은 메자닌 파이낸싱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담보나 옵션 밸류에이션에 자의적 평가가 더해져 자금조달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회사 측이 밝힌 대로 지분 매각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이슈도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회사의 지분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최장 4년 이내에 보유 지분을 팔아야 한다. 이번에도 개정안 통과가 무산되면 CJ는 9월까지 CJ창업투자와 삼성생명 보유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어차피 해야 할 매각이라면 일찍 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 자문사 모간스탠리·삼성증권 역할에 기대

문제는 1조원 규모로 쏟아질 CJ의 삼성생명 지분 물량에 누가 관심을 보이느냐다. 첫 생보사 IPO로 투자할 만한 기관투자가들은 다 들어온데다 현재 주가(9만9000원대)가 공모가(11만원) 보다 떨어진데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아 기존 투자자들의 추가 매입을 기대하긴 어렵다.

결국 해외 쪽으로 눈을 돌려 투자자 풀을 넓히거나 삼성그룹의 지원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CJ가 모간스탠리와 삼성증권을 인수자문사로 선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삼성생명 IPO(기업공개) 주관을 맡기도 한 모간스탠리는 아시아 생보사 IPO를 전담하는 팀이 있을 정도로 이 분야에선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자평한다. CJ투자증권 매각 자문을 맡는 등 사실상 CJ의 캡티브 하우스 역할을 한 인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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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은 지난해 국내 ECM(Equity Capital Market) 블록딜 주관 부문에 3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이 부문에서 우위를 보이는 국내 증권사 중 하나다. 삼성 계열사가 직접 나선다면 매각 작업이 예상 외로 수월하게 끝날 수도 있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CJ의 삼성생명 지분 매각엔 어떤 방식으로든 깊숙하게 관여할 수밖에 없는 관계"라며 "다만 삼성증권이 인수 자체를 할 순 없기 때문에 전면에 나서는 게 부담스럽다면 바터(물물교환) 형식으로 타 증권사를 내세울 수 있고, 삼성 계열사가 직접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회사채 발행도 고려…3000억원 미만 예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엔 삼성증권 DCM(Debt Capital Market)팀을 통한 채권 발행도 예상된다. CJ제일제당과 CJ㈜가 나서면 3000억원 정도는 무난히 소화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2009년 5월, CJ㈜는 2010년 4월 이후 채권 발행이 없는 상태다.

삼성증권은 한달 전부터 CJ그룹에 대한 전반적인 리뷰를 해 왔고, 회사채 발행 등 인수금융 파이낸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발행규모에 한계가 있어 서브 역할에 그칠 전망이다.

증권사 채권인수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A급 회사채를 담을 정도로 AA급 물량이 없어 발행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인수자금이 과중하게 필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면 부담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회사채 발행규모가 크지 않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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