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디지텍 피합병 서두른 이유는? 대규모 시설투자 예정…AA등급 변신으로 조달금리 크게 낮출듯
이 기사는 2011년 04월 13일 1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모직이 에이스디지텍의 흡수합병을 서두른 배경은 뭘까.
시장에선 에이스디지텍이 대규모 시설 투자 자금을 보다 낮은 금리로 조달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스디지텍은 삼성전자의 편광판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 증설을 계획해왔지만 신용등급이 낮아 시장에서 자금 조달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제일모직은 13일 공시를 통해 에이스디지텍을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제일모직은 에이스디지텍의 지분 23.4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제일모직과 에이스디지텍의 합병비율은 1대 0.1371742다. 합병 예정일은 오는 8월 1일이다. 제일모직은 "편광필름 사업의 경영 효율성 증대 및 제조 경쟁력 강화"를 합병 이유로 들었다.
편광판 시장은 현재 일본의 니토 덴코와 스미토모, 한국의 LG화학 등 3개사가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종 특성상 △경쟁적 증설로 우월한 기술력 △안정적 캡티브 마켓을 확보하지 못하면 어려움이 있다.
에이스디지텍은 삼성전자라는 확실한 캡티브 마켓(전속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수요에 맞출만큼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해 올해 새로운 라인 증설에 들어갈 예정이다.
에이스디지텍(A-)은 지난해 처음으로 공모채 시장에 등장, 4월과 12월에 각각 300억원씩 총 600억원어치의 채권을 발행했다. 발행 당시 제일모직의 후광을 받아 민평 금리 보다 10bp(1bp=0.01%포인트) 가량 낮게 발행되는 등 절찬리에 판매됐다.
하지만 A-라는 신용등급으론 대규모 자금조달이 쉽지 않고, 한다고 해도 조달 금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삼성전자가 만족하는 수준의 생산라인을 갖추기 위해선 제일모직의 간판이 필요하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사업이라 합병이 예상됐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결정됐다"며 "TV용 편광판 생산라인 규모를 늘리면서 자금조달 시기도 앞당길 필요가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번 합병으로 편광판 사업부문의 조달 금리는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제일모직의 신용등급은 AA로 에이스디지텍에 비해 4단계나 높다. 발행금리를 70bp 가량 낮출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에이스디지텍 자체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단일 회차론 1000억원 이상 소화를 시키긴 어렵다"며 "제일모직은 대외신인도가 높아 한 차례 발행으로도 2000억~3000억원 정도는 거뜬히 소화시킬 수 있고, 삼성 계열사 채권이라는 희소성까지 있어 발행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합병으로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입지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제일모직이 생산하는 편광판은 캡티브 마켓인 삼성전자에 전량 공급된다. 시설 증설로 생산량이 증가하면 'LG화학-LG전자'처럼 삼성전자와의 관계가 더 공고해져 제일모직의 그룹 내 위상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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