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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 취소 사유도 각양각색 금리에 불만, 투자자모집 실패 등 각양각색…일방적 취소 통보에 증권사들 '황당'

조화진 기자공개 2011-10-18 10:49:36

이 기사는 2011년 10월 18일 10: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회사채 발행이 활발한 가운데 기업들이 일방적으로 발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인수를 추진하던 증권사들이 헛물을 켜거나 투자자와 곤란한 처지에 놓이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취소하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업황 불황에 따른 투자철회 등 자금조달 목적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는 양반이다. 입찰을 해 놓고도 발행금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일방적으로 취소하거나 투자자모집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 SK건설·롯데리아 금리 조건 차이로 발행 취소

발행 취소 사례는 이달 들어 SK건설과 롯데리아 등 두 건이 발생했다.

SK건설은 지난 8월 말 신용 등급이 A+로 상향되면서 발행 태핑설이 돌았다. 하지만 세 개 신용평가사 중 한 개 신평사는 등급전망만 '긍정적'으로 조정해 유효 등급은 A등급이다.

발행 태핑 당시 SK그룹 계열사들의 등급 상향 분위기와 더불어 해외 플랜트 사업 호조 등으로 시장 분위기는 좋았다. 다만 SK건설은 최근 발행한 롯데건설 수준의 금리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유상증자를 통해 2000억원의 자금 유입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높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이유가 없어서다.

증권사 채권영업관계자는 "SK건설의 유효등급은 여전히 A인데 롯데건설 수준의 금리를 원하는 건 무리였다"며 "발행 의지가 강했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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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는 2009년에 이어 첫 공모 회사채 발행에 재도전했다. 롯데리아는 그 동안 업종의 특성상CP와 금융권 차입 등에 의존도가 높았다. 현금 유입이 많다 보니 단기적인 자금 미스 매치에는 단기 차입이 유리해서다.

회사는 향후 해외 사업 투자자금을 장기로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금리가 높다는 이유로 발행을 취소했다.

롯데리아는 지난 14일 3년 만기 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입찰을 진행했다. 규모가 크지 않아 제한적인 증권사들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다. 회사는 단기신용등급이 A1인 것을 감안해 예상 장기신용등급으로 AA-를 제시했다.

발행 금리가 등급 민평 금리 수준에서 결정돼도 꽤 좋은 조건이었지만 회사 측은 발행을 철회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롯데리아는 국내 발행 시장에서 자금 조달하는 것은 당초 계획했던 것 보다 금융비용이 든다고 판단했다"며 "해외 채권 발행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자금 조달 목적 사라진 동원엔터

동원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는 9월 초 3년 만기 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다. 9월15일 증권신고서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했고, 20일 발행 철회 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당초 "조달한 자금은 단기차입금을 장기화하고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에 나섰다"고 말했다. 실상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조달한 자금으로 연내 건설업체와 급식업체를 인수 등에 325억원을 쓰려고 했다.

하지만 피인수업체로 지목된 삼전건설과 삼보유통이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결국 인수를 포기하고, 발행도 취소해 버렸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M&A 대상 기업의 인수가 되지 않을 경우에도 건설업체와 급식업체의 지분 및 자산인수를 계속 검토할 것이고 추가 투자도 있을 예정이라며 자금 조달 목적을 설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 증권사 채권영업관계자는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회사채는 한국투자증권과 산업은행이 나서서 기관투자자까지 다 확보했었다"며 "발행 금리, 발행일 등 모든 것을 발행사의 요구에 맞췄음에도 불구하고 딜이 취소되거나 일방적으로 연기되는 것은 시장 신뢰도에 큰 타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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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조선해양·STX메탈 '투자자 모집 난항' 발행 포기

회사채 발행 자체가 성사되지 않은 사례도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9월30일 2년 만기 1000억~1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목표로 수요 입찰을 진행했다. 발행 금리는 6.20%로 고정해 놓았다. STX조선해양 3년물 개별 민평이 5.03%인 것에 비해 117bp나 높았지만 투자자가 나서지 않았다.

STX조선해양은 조선사로는 유일하게 금융위기 이후 채권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자금 조달을 해 왔다. 지난해에도 세 차례나 회사채를 발행해 75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 1월에도 1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등 운영자금 마련에는 큰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며 "하이닉스 인수 추진 당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시장 태핑을 했던 게 발행 추진으로 와전이 된 것 같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STX조선해양의 입장에 시장 관계자들은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다.

C자산운용사 관계자는 "STX조선해양 관계자들은 직접 채권 투자 등을 권유해 왔었다"며 "다만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지 않다 보니 발행 의지가 실제 발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 같다"고 평했다.

STX조선해양의 회사채 발행이 성공할 경우 STX메탈도 발행 시장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지만 발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 발행 시장 신뢰도 타격…증권사·발행사 소통 중요

국내 발행시장의 관행 중 증권신고서 공시 전에 투자자를 확보하는 것이 있다. 국내 시장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그 관행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발행 취소 사례가 이어질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증권사들에게 돌아간다. 투자자들이 증권사 RM의 출입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A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자는 "IB 중 RM(Relationship Manager)이 하는 일은 발행사와 투자자들의 중간 역할을 하는 것이다"며 "관계를 쌓기는 정말 어렵지만, 한 번 딜이 어긋나면 어렵게 쌓은 관계가 쉽게 무너진다"고 말했다.

최근 SKC의 사례는 증권사와 발행사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SKC의 경우 증권사와 상의 없이 발행 일정을 연기해 한 동안 발행 취소 루머에 시달려야 했다.

SKC는 오는 14일 3년 만기 800억원, 4년 만기 600억원, 5년 만기 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SKC 이사회에서 회사채 발행 안건이 부결돼 발행이 취소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SKC는 소문이 시작된 지난 5일 발행 관련 내용을 최종적으로 증권사에 통보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지난 13일에는 이미 증권사와 협의된 내용이었다고 살짝 말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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