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11월 10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투자증권이 1조원 규모의 LG전자 유상증자를 단독 주관하면서 증권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하지만 증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권주를 모두 떠안는 조건을 내걸어 실권주 인수에 대한 우려 또한 만만치 않다.◇ 실권주 발생할까...우투의 안전장치는
유상증자 금액 1조621억원 중 20%는 일단 우리사주에게 배정된다. 나머지 80%는 구주주들이 지분율 만큼 참여가 가능하다.
우리사주가 모두 참여하고 34.8% 지분을 갖고 있는 (주)LG가 전량 참여할 경우 소액주주들의 몫은 약 5540억원이다. 우리투자증권이 실질적으로 인수를 우려해야 할 금액은 전체 유증 금액의 절반 정도인 셈이다. 물론 우리사주가 불참하는만큼 일반공모 물량은 늘어난다.
소액주주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서 뒤쳐진 LG전자에 대한 미래는 현재로선 그다지 밝지가 않다. 유럽국가의 재정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해외 매출 실적에도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 유상증자 할인율을 20%로 높게 잡은 것은 기존 주주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당근책이다. 최종 발행가가 결정되는 다음 달 15일부터 신주가 상장되는 내년 1월 9일까지 17영업일 동안 주가가 20% 이상만 하락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손실은 보지 않는다.
우리투자증권이 실권주를 인수한다 하더라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또 1차 발행가가 낮게 결정되고 2차 발행가가 이보다 높을 경우 추가적인 버퍼가 생긴다.
이밖에 (주)LG가 주주배정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추가로 인수하기 위해 일반공모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LG가 지주회사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증자에서 발생한 실권을 추가로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LG와의 관계 '더 끈끈해졌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번 거래를 통해 LG그룹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전망이다. LG전자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좋지 않음에도 우투가 실권주를 전액 떠안는 계약을 맺어 신뢰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우리투자증권은 1조621억원의 유상증자를 단독 주관한 대가로 공모금액의 0.45%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받는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48억원에 달한다. 비교적 낮은 수수료율인데다 실권주 인수에 따른 추가적인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절대 금액면에서 수수료가 적지 않고, 1조원 규모의 딜을 단독으로 주관하면서 내년도 트랙레코드를 미리 든든하게 쌓아두는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도 LG그룹과 관련된 추가적인 딜이 발생할 경우 우투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는 올해만 1조 가량의 회사채를 발행한 회사채 시장의 '빅 이슈어'다.
시장에서는 4분기 연속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LG디스플레이가 추후 자금조달을 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LG이노텍 역시 LED 부문 가동률이 절반에도 못미쳐 실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전자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여전해 실권 우려는 있다"면서도 "우리투자증권이 인수 리스크를 감내하면서 LG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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