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하이마트 대표, 배임 혐의 성립할까 유경선회장 '배임' 언급..법조계 "선언적 의미, 업무방해는 성립 가능성"
문병선 기자공개 2011-11-24 17:59:21
이 기사는 2011년 11월 24일 1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종구 하이마트 대표이사가 새로운 유통회사를 설립하겠다며 임원들을 향해 동참 여부를 알려달라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 304개 지점 임직원들이 연차 휴가를 내고 25일 동맹 휴업에 돌입하는 등 하이마트 측 반발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유진그룹측은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해 선종구 대표가 '장외'에서 직원들을 동원해 실력행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그룹 안팎에서는 하이마트 회사 가치를 떨어뜨리는 '배임행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국 하이마트 1·2대주주간 갈등이 선 대표측 행동에 대한 법률적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보유 주식 수 만큼의 권한을 행사하고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를 통해서 갈등을 해결하는게 아니라, '장외'에서 직원들을 활용해 실력행사에 돌입하는 행동이 과연 적절한지, 그리고 법률적 문제는 없는지가 유진측이 주장하는 논란의 요지다.
일단 '선언적' 발언이긴 하지만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의 유경선 회장은 선종구 대표의 '배임행위'를 지적했다.
그는 하이마트 인수 이후 처음으로 이날 하이마트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오는 11월 30일에 소집된 임시주총은 현재 하이마트의 공동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이고 유진그룹의 회장인 제가 이사 임기 만료에 따른 이사 재선임을 위한 것으로 너무나 당연한 절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 회장은 제가 약속을 깨고 무리하게 경영참여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임직원, 협력업체 모두가 자기를 지지하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 회장의 언행은 대표이사로서 있을 수 없는 '배임행위'이고 자본주의의 근간을 부정하는 것이며, 개인차원의 이권을 계속 향유하기 위하여 혼자만의 경영권을 사수하겠다는 무리수로 보입니다"라고 밝혔다.
유진그룹 측의 시각은 이렇게 해석된다. 선 대표가 임원회의에서 하이마트를 떠나 새로운 회사를 차리겠으니 임원들은 동참 여부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이는 회사를 망가뜨리겠다는 무책임한 행위라는 것이다. 사실 현직 대표이사가 직원들을 규합해 공개적으로 경쟁회사를 차리겠다고 밝히는 행동은 쉬운 행위가 아니다.
또 하이마트 영업과 무관한 사업부장회의와 지점장회의가 소집되어 최대주주의 경영 참여를 방해하기 위한 대책을 모색했고 대치동 본사 앞에서 많은 직원들을 동원해 야외집회를 열었는데 이 역시 회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는게 유진그룹측의 시각이다. 이런 행위의 목적이 하이마트를 위한 게 아니라 선종구 대표 개인의 이권 향유를 위한 행위라는 게 유진측의 분석이어서 '배임'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법률전문가들은 유경선 회장이 '배임행위'를 지적한 것은 '선언적 차원'이지 법률적으로 혐의를 씌울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해석했다.
C법률사무소 한 변호사는 "배임 혐의가 성립되려면 이득을 챙긴 제3자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례는 아닌 듯 하다"며 "유진기업이 선 대표의 행위로 입은 재산상의 손해가 불특정하고 하이마트 역시 비슷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업무상 방해죄가 성립될 여지는 있어 보인다"고 했다.
대형로펌 한 변호사는 "대표가 회사 이익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하는데 분란을 일으키는 것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거 아니냐는 지적을 할 수는 있지만 형법상 배임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회사의 분란을 이용해서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고객을 다 가져간다든지 직원을 빼간다든지의 문제는 다른 법률을 적용해 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배임 혐의까지 적용할 수는 없지만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행위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C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그 목적이 너무 분명한데 이를 막아선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고 말했다.
대형로펌 같은 변호사는 "사실 관계를 따져봐야 알 수 있겠지만 보통 대주주는 직접 경영을 하지 않는다면 이사 선임권을 갖고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구조"라며 "이런 대주주의 행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현직 대표이사가 사직을 하고 나가는게 보통"이라고 밝혔다.
하이마트측은 최대주주의 경영 참여로 하이마트의 리스크가 커지는 것이어서 이를 막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입장이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어느 1인을 위한 게 아니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행동"이라며 "지금이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