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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해킹피해 당했는데...넥슨 경영진은 주식부호 서민 넥슨 대표 등 주식평가액 수천억대..모럴헤저드 지적도 제기

박창현 기자공개 2011-12-02 10:09:05

이 기사는 2011년 12월 02일 10: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민 넥슨코리아 대표이사 등 넥슨 주요 경영진들이 조만간 수 천억원 대 주식거부 대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진들이 주요 주주로 있는 넥슨재팬이 일본증시에 상장됨에 따라 천문학적인 주식 평가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사상 최악의 해킹 사태로 2차 피해 위험에 노출돼 있는 넥슨 고객들의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경영진들은 이번 넥슨재팬 상장으로 주식부호의 꿈을 이루게 되는 셈이다.

넥슨은 최근 1320만 회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해킹 사고를 당했다. 국내에서 발생한 게임 해킹 사태 중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사건으로, 현재 경찰이 사건을 맡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2차 피해가 우려되자 넥슨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킹 관련 향후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넥슨이 게임업계 사상 최악의 해킹 피해를 당하자 내달 14일로 예정된 넥슨재팬의 일본 증시 상장 추진 여부에 투자은행(IB)의 관심이 집중됐다. 넥슨재팬은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다. 하지만 넥슨 경영진은 해킹 사건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란 판단 하에 넥슨재팬 상장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넥슨 경영진들은 이번 해킹 사태로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넥슨재팬 상장을 강행함으로써 엄청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 넥슨코리아 대표, 김상범 넥슨 이사, 이승찬 넥슨 개발본부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바로 넥슨재팬의 주요주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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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넥슨 대표의 경우, 넥슨재팬 지분을 1185만7500주(3.3%)나 보유하고 있다. 예상 공모가 1360엔(한화 기준 1만9890원) 적용시 보유지분 평가액은 무려 161억2620만엔, 한화로 2359억원에 달한다. 서 대표는 이미 2002년 12월부터 넥슨재팬의 이사직을 맡아오고 있다. 1997년 넥슨에 합류했던 서 대표는 이번 넥슨재팬 상장으로 창업자인 김정주 회장 다음으로 가장 큰 금전적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범 넥슨 이사는 경영진 가운데 서 대표 다음으로 넥슨재팬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김정주 회장과 같은 KAIST 출신으로 1999년 입사 이래 넥슨을 국내 최대 게임업체로 키운 개국공신이다. 김 이사는 현재 넥슨재팬 지분 900만주(2.5%)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구주주 가운데 유일하게 구주매출을 통해 지분 일부(10만주)를 처분할 계획이다. 보유지분 평가액은 1790억원에 이른다.

이승찬 넥슨 신규개발본부장 역시 수 천억원 대 주식 거부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넥슨의 대표작인 '메이플스토리'를 만든 국내 최고 게임 제작자 중 한 명이다. 두 차례나 회사를 떠난 이력이 있는 그는 2009년 말 다시 넥슨에 합류해 신규 게임 개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 본부장이 보유한 넥슨재팬 주식은 618만4400주(1.7%)로, 상장 시 시가는 12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영 전 게임하이 대표이사도 넥슨재팬 상장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 전 대표는 2009년 넥슨이 인수한 게임 개발업체 '코퍼슨스'의 창업자로 넥슨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회사 경영을 맡았다. 이후 지난해 넥슨이 게임하이를 인수하자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돼 올해 초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주 전 대표는 361만3600주(1.0%)의 넥슨재팬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 가치는 약 718억원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주 전 대표가 넥슨재팬에 코퍼슨스 경영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넥슨재팬 지분 일부를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넥슨재팬 최고 경영 책임자인 최승우 대표이사 역시 주요 주주 가운데 한 명이다. 최 대표는 1999년 넥슨에 입사한 이후 해외 특히 일본 시장 진출에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2002년부터 넥슨재팬 이사로 활동했으며 2008년 12월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현재 그는 넥슨 유럽의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최 대표 보유 지분은 330만7500주(0.9%)로 평가액은 약 658억원이다.

이처럼 창업자인 김정주 회장 뿐만 아니라 넥슨 주요 경영진들 역시 이번 상장으로 주식거부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300만명이 넘는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비상 상황 속에서 회사 수뇌부에게 천문학적인 재산증식 기회를 열어주는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것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 넥슨재팬이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인 만큼, 피해 보상과 2차 피해 방지 등 후속조치가 마무리된 후 상장 절차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회사가 상장 절차 진행 중 이 같은 해킹 피해사태가 발생했다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상장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 거래소에서 해킹 문제를 그냥 넘어갔다고 하더라도 고객들은 개인정보 유출로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 처했는데 경영진들은 상장을 통해 큰 돈을 번다는 것 자체가 회사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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