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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의 '박병엽 찬가'..채권단은? 워크아웃 이후 재산권 행사유예 '대주단' 노력도 팬택 회생 밑거름

문병선 기자공개 2011-12-07 11:04:33

이 기사는 2011년 12월 07일 11: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돌입 이후 17분기(2007년 3분기~2011년3분기) 연속 팬택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총 6166억원이다. 2007년부터 5년간 매출액만 약 9조1000억원을 올렸고 이 기간 총 4233만대의 휴대폰을 팔았다. 1991년 설립 이후 워크아웃 개시 직전인 2006년까지 15년간 총 8364만대를 팔아 13조5065억원의 매출액과 4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팬택 매출 및 영업손 추이(업뎃)

이는 온전히 박병엽 부회장과 팬택 임직원의 노력 덕일까.

팬택 임직원들이 얼만큼 뼈를 깍는 노력을 했는지는 박 부회장이 6일 오후 돌연 사퇴 기자회견을 가진 직후 회사측에서 배포한 입장자료에 잘 드러나 있다.

'박병엽 부회장의 기업개선작업 시작과 끝'이라는 자료를 보면 박 부회장은 수천억원의 재산을 자진 포기한 것으로 돼 있다. 팬택측은 "박 부회장은 창업주로서의 모든 권리와 약 4000억원의 지분까지 포기했다. 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박 부회장의 노력은 채권자들의 마음을 얻었고 대한민국 산업사에 유례가 없는 99.96%의 제1금융권은 물론 모든 채권자 동의를 이끌어 내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게 됐다"고 했다.

'박병엽 부회장 리더십(Leadership)에 대하여'라는 자료에서는 "설립(1991년) 이후 불과 10년만에 휴대폰이라는 첨단 IT산업에서 매출 1조원을 훌쩍 넘긴 것도 모자라 4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달성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7년 4월 자금난에 봉착한 팬택을 회생시키기 위해 박 부회장은 창업주로서의 모든 것을 반납하고 팬택을 회생시키기 위해 백의종군의 길로 들어선다"고 밝혔다.

'팬택, 새로운 50년을 꿈꾼다'라는 자료에서는 "워크아웃 개시 직후 한때 4500여명에 달했던 인력을 2500여명으로 줄이며 복잡했던 조직을 단순화, 슬림화했다. 주력시장도 한국, 북미, 일본 등의 IT 선진시장에 집중해 효율성을 배가시켰다, 워크아웃 돌입 이듬해인 2008년 바로 2조원대 매출을 회복했다"라고 했다.

임직원들의 노력을 인정 못하는 게 아니다. 아쉬운 점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자금을 빌려주었던 채권단과 채권단에 공식 포함되지 않았던 협약 외 채권자들의 배려에 대해서는 감사함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2007년초 워크아웃 개시 직후 채권단이 출자전환한 자금 규모는 모두 6107억원이고 신규지원 자금은 467억원이다. 이후 출자전환 규모는 더 늘어났다. 비협약채권자들은 약 5000억원에 달하는 채권을 회수하지 않고 올해말까지 5년간 상환을 유예해줬다. 이런 채무재조정 프로그램이 가동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박 부회장이 발로 뛰어다닌 데도 공이 있으나 그를 받아들여주고 정당한 재산권을 스스로 유예한 '대주단'의 헌신도 작용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사실 지난 5년간 팬택이 벌어들인 6166억원의 영업이익으로는 원금의 절반도 갚지 못한다. 워크아웃 이전 조단위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한 책임은 박 부회장과 팬택의 몫이지 채권단의 '몰이해'가 아니다. 게다가 워크아웃 이후 팬택에 지원된 자금 중에는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국책은행의 자금도 포함돼 있다.

산업은행 류희경 부행장은 팬택이 14개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내던 즈음에 이를 두고 "채권단의 지원과 박병엽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의 필사적 노력으로 신제품의 적기 출시 등 시장 대응에 성공하고 비용절감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 노력을 병행함으로써 경영성과를 시현했다"고 했었다.

산업은행 다른 관계자는 "박 부회장의 사퇴와 채권단과의 갈등설 등으로 은행권의 공과가 묻힐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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