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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PEF가 파키스탄 1위 고속버스회사 인수 국민연금 출자한 도미누스 펀드, 630억에 인수‥가격·성장성 호평

배장호 기자공개 2011-12-13 08:31:41

이 기사는 2011년 12월 13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 등 국내 주요 연기금이 출자한 국내 사모투자펀드(PEF)가 파키스탄의 1위 고속버스 사업체를 인수했다. 펀드 대내외적인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가격조건 좋고 향후 성장성 전망도 밝아 보인다. 파키스탄을 국내 자금의 투자대상 지역으로 다시 보게 만든 점도 의미있다.

13일 PEF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최대 출자자(Limited Partner)로 투자해 설립된 '엔브이에쿼티펀드1호'가 파키스탄 현지 자금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파키스탄대우고속버스(Daewoo Pakistan Express Bus Service Ltd.) 지분 100%를 63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6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고, 지난달 말 잔금 지급 등 딜을 클로징했다.

파키스탄대우고속버스는 1998년 12월 옛 대우그룹이 파키스탄 고속도로 사업에 참여하면서 설립한 여객운송회사다. (주)대우가 도산하면서 2004년 부산 지역 기반의 중견기업 (주)삼미에 피인수됐으며, 현재 파키스탄 제1의 고속버스 사업체로 성장해 있다.

현재 이 회사 임직원 수만 4000명, 보유하고 있는 버스도 400대에 육박한다. 파키스탄 제2 도시인 라호르를 중심으로 이슬라마바드(라왈핀디), 뮬탄, 카라치 등 파키스탄 전국 40여개소에 전용 버스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35개 도시 46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운송인원만도 460만명에 이른다.

파키스탄 여객운송업계에서 파키스탄대우고속의 브랜드파워는 상상 이상이다. 경쟁사들에 비해 2배나 높은 운임 책정에도 불구, 시장 점유율면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점하고 있다. 최신식 버스의 쾌적한 탑승 환경은 물론 초기 무모한 실험같았던 '정시 출발, 정시 도착'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현지 버스 이용객들이 가장 신뢰하는 여객운송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의 성장성도 인상적이다. (주)삼미로 피인수된 직후 18억6600만 파키스탄루피화(PKR. 약 240억원)에 머물던 연간 매출액이 6년만인 2011년말(예상) 45억PKR(580억원)로 2.5배 성장했다.

현금창출력은 한층 더 매력적이다. 2010년말 원화로 100억원에 달하던 상각적영업이익(EBITDA)이 올해말 13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EBITDA 마진율만도 20%가 넘는 수준이다. 재무상태도 양호하다. 현재 이 회사는 금융부채없이 50억원의 현금(net cash)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말 EBITDA(예상)를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따져보면, EBITDA배수가 5배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이머징마켓 디스카운트 요인이 감안된 것으로 보이지만, 인수 측의 성공적인 협상 결과로 평가된다.

인수 측은 투자 지역 리스크가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측은 배당 실행 후 불과 4일만에 과실 송금되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잔금을 치르고 딜을 마무리했다. 파키스탄의 투자 환경은 영국식 법체계, 국제화된 회계준칙(IFRS), 풍부한 영어 구사 인력 등 기대 이상으로 평가됐다. 또한 Outbound LBO deal로서 1년여의 기간 동안 세차례에 걸친 면밀한 실사 작업과 함께, 투자금 회수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고도화된 투자 구조설계로 토종 PEF의 이머징 마켓 기업 인수에 있어 조기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파키스탄대우버스를 인수한 '엔브이에쿼티펀드1호' PEF는 2008년 약 2300억원 규모로 설립한 펀드로,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부산은행 등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펀드 업무집행사원(General Partner)은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이다.

파키스탄대우버스 인수자 측에는 엔브이에쿼티펀드1호 외에 파키스탄의 유력한 전략적 투자자(SI)가 공동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팍(Asiapak Investments)이란 이름의 이 투자회사의 대표는 국내 자본시장 참여자들에게도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샤리아 치스티(Shaheryar Chishty)다.

샤리아 치스티 대표는 씨티그룹 IB부문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KKR의 오비맥주 인수, 대한통운 매각, 두산그룹의 밥캣 인수 딜 등을 주도했던 인물로, 최근까지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M&A 부문 글로벌 헤드로 근무해왔다.

아시아팍은 치스티 대표의 가족이 파키스탄 내에서 영위하고 있는 투자회사다. 치스티 대표의 부친은 전직 파키스탄 군수사령관으로, 파키스탄 정계 관계 군부 등 다방면에서 고급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매각 측인 (주)삼미는 1997년 한보사태 여파로 부도를 맞았던 삼미그룹의 모태였던 회사로, 1997년 회사 정리절차에 들어갔다 2003년 현재의 대주주에게 피인수되며 정리절차에서 벗어났다.

현재 부산을 근거로 주로 관급공사 위주의 주택토목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특수강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번 파키스탄대우고속 매각과 관련해서는 그룹의 사업 전략을 부동산개발, 호텔업 등으로 전환 집중하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딜의 인수 측 법률 자문은 법무법인 세종과 현지 로펌인 Haidermota & Co가, 회계 자문을 삼일PwC가 각각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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