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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유증 난항, '오너십' 회복 어려워지나 유증가격 이견 팽팽..아시아나 SI 유치 통한 외부자금 펀딩설도

문병선 기자공개 2011-12-22 16:08:23

이 기사는 2011년 12월 22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추진됐던 금호산업 유상증자 작업이 난관에 부딪혔다. 유증 참여를 꾀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과 기존 금호산업 주주간 유증 가격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속단할 수는 없으나 유증이 무산될 경우를 배제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박 회장의 오너 복귀 시나리오도 물거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의 핵심인 금호산업 자본확충 작업이 유증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금호산업 기존 주주들은 주당 2만2500원의 유상증자 가격을 요구하는 반면 신규 유증 참여를 원하는 박 회장은 시가(주당 7000원~8000원)를 주장하면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금호산업 주주들이 시가의 세배에 가까운 가격을 요구하는 이유는 이들의 출자전환 가격이 주당 2만2500원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 주식인수와 관련 인수에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들이 2009년말 주식매도선택권(풋옵션)을 행사했고 이후 이들이 보유한 채권(약 2조2523억원)을 출자전환했다"며 "평균 출자전환 가격은 감자 등을 고려하면 주당 2만2500원대인데, 박 회장에게만 시가대로 지분을 줄 수 없다는 게 FI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협상 초기만해도 양측은 절충작업을 거쳐 접점을 찾을 것으로 점쳐졌다. 무엇보다 자본잠식 상태인 금호산업은 자본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방치할 경우 상장 폐지 등 워크아웃 중단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금호산업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들고 있는 FI들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는 이벤트다. 또 박 회장은 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와 함께 보유 중이던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모두 매각해 세금을 제외하고 3500억원 내외의 자금을 마련한 만큼 이 자금을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금수혈이 필요한 금호산업에 넣자는 현실론도 협상 기대감을 높였다.

은행권 기업 구조조정 한 전문가는 당시만해도 "양측이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만큼 원만하게 일처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러 방안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지켜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었다.

그러나 작업이 시작된 지 한달이 지나면서 양측간 협상 분위기는 냉랭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FI들은 기존 주장에서 다소 양보해 주당 1만8000원대까지 가능하다는 의견을 개진했으나 박 회장측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당 1만8000원대로 유증에 참여하더라도 박 회장 및 박세창 전무가 금호석유화학 매각 대금을 투입해 쥘 수 있는 금호산업 지분율은 15%(1900여만주) 남짓이다. 절대적 경영권을 행사하기에는 부족한 지분이다.

채권단은 현재 박 회장측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금호 측에서 어떤 결정을 하는지, 어떤 대안을 가져오는지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현재까지는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호측에서 별다른 대안을 가져오지 못할 경우 유상증자를 안 할 수도 있다"며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확정된 게 없어 뭐라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협상을 뒤로 늦추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애착이 강해 금호산업 유증 참여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다만 유증 가격을 낮추려는 전략적 행동에 따라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편에서는 외부 자금 펀딩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권단 또 다른 관계자는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갖고 있어 금호산업 유증은 매력적인 딜이 될 수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일부 전략적투자자(SI)를 찾아 함께 증자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금호산업의 재무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당장 내년 초부터 운영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성사되거나, 금호산업이 보유한 자산매각 작업이 성사되기까지는 운영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채권단이 신규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빠듯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일부 채권은행은 이 때문에 금호산업에 대한 신규 자금 지원안을 내부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채권은행의 동의 여부가 미지수이고, 그래서 신규자금이 지원되기까지는 난관이 있을 수 있다.

금호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워크아웃 중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그 책임은 경영을 맡고 있는 박 회장측에 돌아간다"며 "경영정상화 실적에 따라 그에게 우선매수청구권 등을 부여한 만큼 그 반대의 상황이 오면 박 회장의 입지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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