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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강판, MCCL 공장 투자비 증가 '속앓이' 설립계획 차질로 기초 투자비 날려..내년 생산 영업활동에도 악영향

김장환 기자공개 2011-12-26 09:06:32

이 기사는 2011년 12월 26일 09: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강판이 올해 4월부터 설립을 추진해왔던 MCCL(금속동박적층판) 공장의 투자비가 대폭 늘었다. 지난 8월 공장 설립을 위해 기초공사까지 진행해 왔지만, 지식경제부의 원상복구 명령에 따라 그동안 투자한 자금이 고스란히 증발해 버렸기 때문이다.

23일 포스코강판은 포항 영일만항 산업단지내에 추진 중인 동박적층판(MCCL) 공장 투자 규모를 기존 477억원에서 643억8000만원으로 167억원가량 증액한다고 밝혔다. 또 공장 설립 부지를 기존 영일만 1산업단지내 외국인전용단지(32만7000㎡)에서 영일만 4일반산업단지내로 옮기면서, 투자 완료 기간을 내년 3월31일에서 9월30일로 6개월 연기했다.

이처럼 포스코강판이 MCCL 공장 설립 부지를 옮기고, 투자비가 늘어나게 된 배경에는 포항시의 무리한 행정 절차에 일차적 원인이 있다. 애초 포항시는 국내기업이 입주할 수 없는 외국인 전용부지에 포스코강판의 공장 착공을 허가하면서도 상급기관인 지경부 승인을 받지 않았다. 포스코강판은 이런 절차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지난 8월 MCCL 공장 착공식을 갖고 기초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경부가 지난 9월5일 전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면서 기초공사가 진행된 부지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까지 내렸다. 다. 포항시가 국내기업의 입주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외국인 전용단지에 상부기관의 승인 절차를 무시하고 포스코강판의 공장 건립공에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애꿎은 포스코강판만 피해를 보게 됐다. 기존 착공식 이후 기초설비 투자에 이미 자금이 투입된 데다, 원상복구 명령까지 떨어지면서 고스란히 비용을 떠안게 됐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강판이 포항시로부터 보상받은 것은 새로운 부지를 확보한 것 외에 전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포스코강판 측의 실수도 간과할 수는 없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됐어야 할 공장 설립 공사가 지지부진하자, 포항시의 말만 믿고 너무 성급하게 투자를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해당 부지가 국내 사업자가 들어갈 수 없는 외국인전용 단지라는 점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착공에 들어간 것이 화를 불렀다는 지적도 있다.

포스코강판은 투자비 증액 및 관련 사안들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포스코강판 측에서는 "기존 설비보다 품질 사양이 높아지면서 투자비가 증가한 것일 뿐"이라며 "포항시로부터 일부 보상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스코강판 MCCL 공장 투자를 직접 진행해왔던 포항시 투자유치과에서는 "기초 투자비에 대해 보상해준 것은 전혀 없다"며 "자세한 내용은 말해주기 어렵다"고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번 사태는 포스코강판의 투자비용 부담을 그만큼 늘리는 결과로 작용했다. 현재 책정된 MCCL 투자비 643억8000만원은 포스코강판의 자기자본(2551억원) 대비 25.23%에 달하는 수준이다. 자기자본대비 18.75%였던 기존 투자비(477억원)에 비해 대폭 늘었다.

문제는 포스코강판의 올해 재무부담이 그 어느때보다 크다는 점이다. 포스코강판은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99.9%였던 부채비율이 올 3분기 말 기준 135.2%로 급격히 상승했다. 차입금 비중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3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1198억원으로 지난해 말(925억원)보다 274억원 가량이 늘었다. 또 지난해 전무했던 장기차입금 76억원이 새롭게 생겼다.

특히 포스코강판이 올 들어 수익성 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예민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포스코강판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3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다. 또 흑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6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역시 흑자였던 순이익도 비슷한 수준의 순손실(161억원)로 돌아섰다.

이런 상황에서 공사 완료 기간이 6개월이나 지연되면서 내년도 생산 및 영업활동 계획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포스코강판은 당장 내년 3월 MCCL 공장을 완공한 후 LED 제품 생산을 통해 2분기부터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었다.

포스코강판은 MCCL공장을 완공하게 되면 알루미늄을 기본 소재로 하는 MCCL 제품 기준, 연간 3만톤의 생산규모를 갖게 된다. 또 향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2차 전지 ·연료전지 부품소재 산업의 진출도 꾀할 수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MCCL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생산 규모를 상당폭 늘릴 수 있는 만큼 충분히 내년 수익을 긍정적으로 이끄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투자기간 지연으로 단기적으로 투자성과를 보여주는데 어려움이 있어 내년 상반기 시장 평가에서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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