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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신세된 뒷배경엔 저축은행 부실이‥ 저축銀 구조조정 일환으로 보유중이던 칼보 지분 매각 착수

윤동희 기자공개 2012-01-11 16:08:22

이 기사는 2012년 01월 11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페인의 대형 참치캔 업체 칼보(Calvo)가 경영권 매물로 나온 원인 역시 유럽 재정 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가족기업으로서 무려 50여년동안이나 참치캔 사업을 영위해 온 칼보 가문이지만 유럽 PIGS 지역에 몰아닥친 재정 위기를 피해갈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동원사업이 최근 인수에 나선 칼보는 1940년 루이스 칼보 산즈(Luis Calvo Sanz)가 설립한 스페인 참치캔 업체다. 이 회사는 스페인에 황다랑어(yellow-fin) 참치로 만든 원형의 캔참치를 처음 선보인 기업으로 현재 질사(Jealsa) 등과 함께 스페인 최대 참치캔 업체로 꼽힌다.

이번 매각 대상으로 나온 지분은 스페인 저축은행 3사가 보유하고 있는 22%와 칼보 가문이 보유한 77.8%의 일부(28% 이상)다. 칼보 측은 당초 저축은행 지분 22.2%만을 매각하려 했으나 매각 과정에서 경영권을 포함한 대주주 지분 일부도 포함됐다. 현재 대주주는 아르까노(Arcano), 저축은행은 아호로(Ahorro)를 매각 자문사로 세우고 입찰을 진행 중이다.

저축은행
거래 관계자는 "소수 지분 인수에는 관심이 없다는 동원그룹의 요청을 칼보 가문이 받아들이게 됐다"며 "이에 따라 경영권 지분을 포함한 지분 50% 이상으로 매각 지분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번 거래는 스페인 금융당국이 금융시스템 구 조조정에 나서면서 본격화된 듯 하다. 칼보의 주요주주로 스페인 현지 저축은행 세곳이 있는데, 최근 유동성 악화로 인한 금융당국의 구조 조정 압박이 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칼보 지분을 보유한 저축은행 3사는 카익사 노바(Caixanova), 카자 카스틸라 라만차(Caja Castilla la Mancha)와 카자 버고스(Caja Burgos)다. 이들 은행들은 모두 2010년~2011년을 거쳐 자본 적격성을 충복하지 못해 일부는 국유화되거나 구조조정 자금을 지원받는 신세가 됐다.

저축은행 3사는 2006년 칼보의 경영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됐을 때 백기사 역할을 자처하며 지분을 취득했었다. 당시는 칼보가 2세에서 3세로의 경영승계가 이뤄지는 시기로 오너 일가의 경영 미숙 때문에 위기를 맞았다. 현지 언론은 자국의 전통적인 참치 기업이 태국의 타이 유니온(Thai Union)으로 매각될 수 있다며 여론을 뜨겁게 달궜다. 결국 당국은 지역 경제와 자국 기업 보호라는 명목을 세워 스페인 저축은행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며 매각 위기를 모면케 했다.

이후 마뉴엘 칼보(Manuel Calvo) 현 CEO는 지난해에도 기업 공개나 매각할 의사가 없음을 공공연히 밝히며 위기 시 자신들을 도와준 당국에 보답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11월을 기점으로 상황이 변했다. 지난해 9월 카익사 노바가 최종적으로 은행구조조정기금(FROB)에 인수되자 저축은행 3사가 칼보 보유 지분 전량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칼보는 2009년 기준 4억2672만 유로(약 6300억 원)의 매출과 1570만 유로(약 23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에는 매출액이 5억 유로(약 7400억 원), 영업이익 2710만유로(약 400억원)를 기록해 다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같은 해 이 회사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100만 유로(약 606억 원)로 감가상각액이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자들로부터 한꺼번에 철수를 통보 받은 칼보 대주주 입장에서는 재무적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매각 지분을 대폭 늘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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