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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의 확장, 웅진코웨이까지? IB, 잠재 인수후보군 분류 '접촉'..업계반응은 미온적

문병선 기자/ 정준화 기자공개 2012-02-13 14:13:53

이 기사는 2012년 02월 13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모 외국계 투자은행(IB)은 홈쇼핑 업체를 상대로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한 접촉을 준비하고 있다. 유력 인수 후보군인 롯데쇼핑과 신세계가 하이마트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라 웅진코웨이 M&A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타깃을 홈쇼핑 업계로 넓혔다.

결과를 장담할 수 없으나 현대홈쇼핑이 한섬을 인수하는 등 리테일러(소매업체)로의 변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홈쇼핑 회사의 웅진코웨이 인수가 전혀 불가능한 조합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또 다른 IB 역시 홈쇼핑 업체를 웅진코웨이 잠재 인수후보군으로 분류하고 선을 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 경쟁에서 골드만삭스에 밀린 이 IB는 인수 주관사를 따내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역시 물밑 작업에 나섰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인수합병(M&A)전에서 홈쇼핑 업체가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IB들의 주목을 받는다.

이유는 명쾌하다. 대안이 안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웅진코웨이를 살 만한 전략적투자자(SI)의 범위가 의외로 넓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웅진코웨이와 직접 경쟁 회사인 LG전자, 청호나이스, 교원L&C 등은 대부분 웅진코웨이를 인수하지 않더라도 자력으로 경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교원그룹 한 관계자는 "기존 조직과 겹치기도 하고 의외로 별 관심이 없다"고 했다.

국내외 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인수할만한 동인도 많지 않다. 매각 지분은 30%선에 불과하지만 가격은 1조원을 상회한다. 레버리지를 일으켜 인수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엑시트(투자자금회수) 전략도 선택의 범위가 좁다. 이미 상장된 회사라서 재매각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안나온다. PEF 업계 한 관계자는 "PEF가 움직이기에는 메리트가 적은 매물"이라며 "정수기 및 렌탈 시장의 성장 속도를 생각하면 수익을 노리는 PE보다 SI가 인수하는게 제격"이라고 말했다.

클로징 가능성이 큰 기업을 상대로 주관사를 따 내야하는 IB들은 여러 업종의 기업을 상대로 가능성을 타진 중이고 실제 인수 가능성이 낮은 이들 업체보다 홈쇼핑 회사를 더 주목하고 있다.

유통 채널 다변화 전략과 무관치 않다. 'TV채널+방문판매조직'간 시너지 효과도 의외로 궁합이 맞을 수 있다.

현대홈쇼핑은 국내 여성복 매출 1위 업체 한섬을 인수해 리테일러로의 변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의류 PB(자체상표) 상품을 선보이고 있고 온라인몰 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까지 열었다. 판로를 TV에서 인터넷 및 카탈로그로 옮겨가는 추세이고, 이런 점에서 웅진코웨이의 1만3000여명에 달하는 방판 조직을 또 다른 판로로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회사가 'TV'에서 벗어나 직판으로 진출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웅진의 방판 조직에 더 매력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며 "유통 채널의 구조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어 관심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 등 생활가전 렌탈 업체들이 홈쇼핑 채널을 활용한 판로 개척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역방향으로 시너지 가능성을 높여주는 일이다. 방판 조직을 활용해 신상품을 론칭하기보다 홈쇼핑을 활용해 먼저 브랜드 가치를 높인 후 방판 조직을 활용해 판매에 나서는 사례가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 최대 방판 조직을 꾸리고 있는 웅진코웨이조차 신제품 정수기를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일이 잦아졌다.

다만 홈쇼핑 업계 내부에서는 웅진코웨이 인수 가능성에 아직은 부정적이다.

GS홈쇼핑 한 관계자는 "웅진코웨이가 정수기 등으로 성공했으나 제2, 제3의 프러덕트(제품)를 계속 내놓아야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정수기만 놓고보면 하위 플레이어가 굉장히 많이 성장했다"며 "유통채널이 다변화 돼 있는 상황에서 한번 혁신 제품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계속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 한 관계자는 "롯데가 베트남에서 방송을 시작하는 등 홈쇼핑 업계의 요즘 이슈는 해외 진출이지 M&A나 이런 종류의 인수는 별로"라며 "온라인 쇼핑 업체를 일부 업체가 인수했던 적은 있는데 시너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홈쇼핑 회사가 대기업의 계열사라는 점도 부정적 기류에 한 몫한다. 홈쇼핑 회사와 자본확충 작업을 해 본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정수기 사업은 중견기업들이 하던 사업인데, 대기업이 뛰어들면 여론이 좋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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