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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그룹, 후계구도 2차 교통정리 '신호탄' LED 사업재편 홀딩스 설립과 유사..차남 허재명 체제 구축 포석

김장환 기자공개 2012-02-15 18:03:27

이 기사는 2012년 02월 15일 1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그룹이 일진머티리얼즈와 일진반도체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허진규 회장 2세들간 후계구도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일진그룹은 이번 합병작업이 LED사업부를 물적분할하고 신규 법인을 설립해 LED 사업을 중점적으로 키우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히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계획된 큰 그림의 조직개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합병 작업은 사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차남 허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후계구도 완성 목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8년 일진홀딩스를 설립해 장남 허정석 대표를 주축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은 일단 마쳤지만, 아직까지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정리 작업이 큰 숙제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일진홀딩스 설립과 똑같은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왜?

일진그룹은 지난 14일 일진머티리얼즈에 일진반도체를 흡수합병하는 사업구조 개편 추진 계획을 밝혔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LED사업 강화 목적으로 일진머티리얼즈의 LED 에피·칩 사업 부문과 일진반도체의 LED 패키지 사업 합병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일진그룹은 오는 4월 양사의 합병 후에 LED 사업부를 물적분할하고 가칭 '일진LED'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독립경영을 통해 LED 사업 부문을 중점적으로 키우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이를 통해 그룹 내 LED 조명 전문 계열사인 '루미리치'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일진그룹 합병의 실질적인 이유는 회장의 차남인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후계구도 완성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일진그룹은 지난 2008년 일진홀딩스를 설립하고 허 회장의 장남 허정석 대표를 중심에 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이후 업계에서는 이 같은 지배구조에서 동떨어진 나머지 알짜배기 계열사들을 차남 허재명 대표에 몰아주기 위한 일진그룹의 후계구도 완성 작업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일진LED 설립, 허재명 대표 위한 2차 교통정리 작업 분석

우선 일진그룹이 이번에 밝힌 '계열사 합병->물적분할->별도법인 설립'을 토대로 한 조직개편은 과거 일진홀딩스를 설립할 당시와 상당히 비슷한 구석이 많다.

2008년 일진그룹은 일진전기를 일진중공업과 흡수합병 후, 일진전기와 일진다이아의 일부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일진홀딩스를 설립했다. 일진홀딩스가 나머지 일진전기(54%), 일진다이아몬드(61.8%), 일진디앤코(100%), 알피니언메디컬시스템(99%)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이후 허정석 대표는 일진홀딩스 지분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29.1%까지 끌어올렸다. 일진홀딩스를 통해 나머지 계열사를 지배하는 후계구도를 손쉽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번 흡수합병 역시 거의 비슷한 움직임이다. 합병 후 LED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별도 지주사(가칭 일진LED)를 설립하면 나머지 IT사업부(일진LED, 일진머티리얼즈, 일진디스플레이)의 수직계열화가 가능해진다.

남은 절차는 허재명 대표가 일진LED의 지분을 현물출자 등 방식으로 확보하면 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허 대표가 지분 62.81%를 보유해 이미 확고한 지배구도를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허 대표->일진LED->일진머티리얼즈->일진디스플레이->나머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도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다만 일진머티리얼즈로부터 일진디스플레이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확보를 위해서는 좀 더 다양한 방법이 동원될 가능성이 높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일진반도체의 흡수합병으로 일진디스플레이의 주식 388만주의 워런트를 행사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확보하게 됐다. 일진반도체가 지난 2010년 3월 121억원에 매입한 BW다.

하지만 일진머티리얼즈가 보유하고 있는 일진디스플레이 지분율은 1.19% 정도에 그친다. 때문에 BW를 행사하더라도 확보할 수 있는 총 지분율은 12.2% 가량이다. 확고한 지배구도 확보를 위해서는 허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일진디스플레이 지분(711만605주, 26.29%) 등을 활용하는 등 또 다른 여러 방안들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일진제강, 일진자동차 등 또 다른 조직개편 가능성도

한편, 나머지 주요 계열사인 일진제강과, 일진자동차 등은 이번 조직개편 작업과는 또 다른 후계구도 작업을 띄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진제강은 허 회장과 허재명 대표, 그리고 일진머티리얼즈가 차지하는 지분율이 확고하다. 하지만 일진그룹이 진행 중인 LED사업부 수직계열화와는 사업분야가 동떨어져 있다. 또 일진자동차는 둘째 사위 김윤동 씨가 대표이사인 동시에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부인 허승은 씨도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위 회사로 남겨질 가능성도 높다.

이에 대해 일진그룹 측에서는 "정확한 부분은 큰 그림을 그리는 의사결정권자만이 알고 있을만한 내용"이라며 "다만 후계구도로만 조직 개편의 모든 것을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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