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중국 위안화채권, 대체 조달시장 될까 조달금리 낮지만 업종제한·투자자 리스크 등 문제 있어

조화진 기자공개 2012-02-28 15:39:42

이 기사는 2012년 02월 28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본토의 위안화채권 시장이 국내 기업 현지법인의 자금조달 창구로 자리를 잡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위아 한국타이어 이랜드그룹 등이 상반기 중 위안화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결과에 따라 국내기업 현지법인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표적인 위안화 조달 수단이던 딤섬본드(홍콩에서 발행되는 역외 위안화채권)의 경우 국내 기업에게 문턱이 높아진 상황. 딤섬본드 시장의 길목이 막힌 일부 기업에게는 대체 시장이 될 수도 있다. 금리면에서도 딤섬본드 시장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매력적이다.

그러나 중국 위안화채권 시장 역시 곳곳에 걸림돌이 숨어 있다. 중국내 법인이 있어야만 발행을 할 수 있고, 아예 발행이 금지된 업종도 있다. 또 투자자모집이 다 끝난 후에 매입의사를 철회하는 경우도 잦아 주의가 요망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딤섬본드 인기 시들…발행 금리 높고 세금 처리 까다로워

홍콩의 딤섬본드 시장의 발행 여건은 국내 기업에게 불리하게 변했다. 높은 국제신용등급이 없는 기업에겐 전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이 2%대 금리로 발행을 했지만 올해 롯데쇼핑은 4%대 금리를 주고서야 딤섬본드를 발행할 수 있었다.

투자자들도 열기가 식었다. 지난해 까지는 금리가 낮더라도 위안화 절상을 노리고 딤섬본드를 샀지만 올 들어서는 위안화 기대감이 떨어져 매기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기업의 국제금융팀 관계자는 "딤섬본드를 발행할 경우 세금 부분이 까다롭지만 내부적인 사항이라 세세히 밝힐 수는 없다"며 "조달 금리가 높아진 이상 향후 딤섬본드 발행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딤섬본드의 85%가 3년 만기로 발행된 것으로 2014년까지 딤섬본드의 차환 발행이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딤섬본드 물량만해도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800억위안이나 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롯데쇼핑이나 대한항공처럼 인지도가 높고, 어느 정도 해외투자자 확보가 되어 있는 기업들이 아니라면 전 세계 투자자들이 국내 기업의 딤섬본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것"이라며 "자연히 발행 금리가 올라가 기업의 선호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기업들, 위안화채권으로 중국 시장 내 인지도 ↑ 조달 부담 ↓

딤섬본드 발행이 주춤한 사이 중국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의 위안화채권 발행이 예정돼 있다. 이녠패션무역유한공사는 3년 만기 5억위안(약900억원)의 회사채를 3월 초에 발행할 예정이다. 현대위아의 옌진법인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3년 만기 6억위안(약1066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중국 내 신용평가사에서는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에 AA 등급을 부여했다. AA 등급일 경우 3년 만기 채권 발행이 가능하다. 두 기업이 발행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이유는 중국 내에서의 인지도를 굳히고 이자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다.

이랜드는 이미 중국에서 잘 알려진 의류 브랜드 기업이고, 현대위아는 북경현대자동차를 통해 중국 자본시장에서는 익숙한 기업들이다. 하지만 이랜드와 현대위아는 각각 중국 내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어 본사에 대한 자금 조달 의존도를 낮추고 현지 자금 시장을 활용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

중국 은행을 통해 대출도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 측면에서 위안화채권 발행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자 비용도 대출 보다 10bp 이상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중신증권(CITIC)이 발행주관사를, 하나대투증권(북경 사무소)이 발행자문사를 맡았다. 하나대투증권은 한국타이어의 기업어음(CP) 발행에도 자문사로 나섰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4억위안(약720억원)의 CP 발행을 목표로 투자자 모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 규모는 수요와 일정에 따라 유동적이다.

◇ 업종 제한·투자자 리스크, 위안화채권 활성화 걸림돌

위안화채권이 아무리 매력적이라고 해도 모든 기업이 발행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건설·해운·조선·중공업·철강 등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보호하고 있거나 국제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업종은 발행이 제한돼 있다. 증권사 커버리지팀 관계자는 "중국에서 롯데월드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롯데물산의 경우,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에 본사에서 지원해 주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건설업 관련 기업은 위안화채권 발행을 제한하고 있어 실제 자금 조달은 어려울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투자를 하기로 했다가 취소하는 '투자자 리스크'가 발행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은행간시장거래상협회 내에 있는 투자자들만 채권투자가 가능한데도 투자수요가 발행수요보다 항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기피해서인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도중에 투자의사를 철회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랜드와 현대위아가 위안화채권 발행 시기를 연초에서 3월 또는 상반기 중으로 미룬 것도 투자자 리스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발행주관사인 중신증권(CITIC)을 통해 투자자 확보가 됐지만 최종적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납입일을 조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 자금팀 관계자는 "회사는 회사채를 발행할 때 납입일에 맞춰 자금 스케줄을 짜 놓는데 갑자기 투자자들이 틀어버리면 단기적인 자금 미스매칭이 생기게 될 수 밖에 없고, 그것을 메꾸는 게 더 어렵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기업 재무팀 관계자는 "중국에서 자금을 조달할 경우 현지 대응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금처럼 발행일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면 추가 발행에 대해 소극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