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3월 02일 19: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 흥국생명·화재 등이 리먼브러더스의 신용연계채권(CLN) 투자원금을 회수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미국 파산법원이 계약서상 명기된 투자가의 담보채권 우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흥국생명·화재 등은 2006년 리먼브러더스가 판매했던 CLN 투자원금 7000만 달러의 회수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들 금융사는 지난 2006년 리먼브러더스가 세운 특수목적회사(Lehman Brothers Special Finance)를 통해 CLN에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투자가는 리먼브러더스와 스왑 계약을 체결했고, 스왑 계약의 담보물로 리먼브러더스에 제너럴일렉트릭캐피탈(GE Capital) 채권을 제공했다. 이 담보채권은 현재 영국 금융회사에 수탁돼 있다.

이후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계약서에는 CDS 거래 상대방 파산 시 투자가가 담보채권에 대해 우선권을 갖도록 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담보채권인 GE캐피탈 채권의 가치는 투자 시점 대비 104% 정도로 계약서상 명시된 대로 담보채권의 우선권만 인정받으면 원금은 물론 4%의 추가 이득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법원은 투자가의 우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관재인이 CLN 계약과 관련된 담보채권에 대해 다른 자산과 마찬가지로 리먼브러더스 채권단 지분대로 배분해야 한다며, CLN 투자가의 담보채권 우선권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국내 투자가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 담보채권의 우선권을 포기하는 대신 직접 합의를 통해 투자원금 일부를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과 흥국생명·화재 등도 합의를 진행 중이지만, 직접 소송을 통한 투자원금 회수방안도 고려 중이다. 최근 호주의 벨몬트 그룹이 영국 대법원의 판례 인정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리먼브러더스 CLN 담보채권에 대한 소송이 원점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영국 대법원은 CDS 계약서를 근거로 리먼브러더스 CLN 담보채권의 경우 CLN 투자가에게 인도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투자가의 소송 추이를 지켜보면서 승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직접 소송에 나설 생각이지만, 소송의 경우 단기간에 결론을 내기 어렵다"면서 "그렇다고 손실을 감수하고 합의하기도 어려워 답답한 심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