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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A등급 회사채라도 '급'이 달라 회사채 스프레드 축소 가운데 회사채 양극화 심화

서세미 기자공개 2012-03-05 20:21:34

이 기사는 2012년 03월 05일 2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스프레드가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불안 완화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줄면서 회사채 시장으로 다시 수요가 모여들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잇따른 자금집행도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에 일조했다.

지난주(2월27일~3월2일)에도 회사채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강세 발행이 이어졌다. AA급은 최고 등급인 AAA에 준하는 금리에 입찰되고 A급은 '넘사벽'이라 불리던 AA급의 영역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A 등급에도 급이 나뉜다. 대기업 계열사로 안정적인 사업·재무 구조를 갖춘 기업은 AA급과 비슷한 대우를 받고 있다. 반면 업종·계열사 리스크로 신용위험이 부각한 기업은 고금리 발행이 불가피했다.
회사채 스프레드

◇ 계속되는 스프레드 축소, 유통물량 감소로 이어져

오는 8일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선 GS에너지(AA0, 안정적)는 대박을 터트렸다. 증권사들의 열띈 성원에 힘입어 발행규모를 4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늘린데다 AAA등급 금리를 받는데 성공했다. 3년 만기 GS에너지2-1회차 발행금리는 3.76%로 AAA등급 민평금리 보다 19bp 낮은 수준에 결정됐다. 5년물 역시 AAA등급 민평금리보다 6bp 낮은 가격에서 결정됐다. 첫 발행이라 눈도장을 찍으려는 증권사들간의 인수경쟁이 치열했다지만 믿기 어려운 수준의 금리다.

A급 기업들의 인기는 더욱 놀랍다. AA급에 가려져 있던 '알짜' A급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지금처럼 스프레드가 좁은 시장에서는 조금이라도 금리 메리트가 있는 A등급 기업들이 투자 리스트에 오를 수 밖에 없다. 지난주 자기등급 민평금리보다 20bp 이상 낮게 발행된 종목은 크라운제과(A-, 안정적)과 SK케미칼(A0, 안정적). 이번주에는 대성홀딩스(A+, 안정적), LG상사(A+, 안정적) 등이 좋은 금리 조건에 발행을 기다리고 있으며 대성에너지(A+, 안정적)와 오일허브코리아여수(A+, 안정적)도 3월에 발행되는 종목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든든한 계열사가 지원하고 있고 비교적 안정적인 산업군이라는 점.

BBB+등급인 AJ렌터카도 보기드물게 자기등급 민평금리보다 100bp 이상 더 낮게 발행됐다. 건설업종이 많아 자기등급 민평금리가 높은 편인 것을 감안한다 해도 무시할 수 없는 폭이다.

기록적인 스프레드 축소는 유통량 감소로 이어졌다. 금리가 너무 낮아 살 만한 물건이 없는 것이다. 자산운용 관계자는 "요즘 시장에서 '출근은 점심먹기 위해 하는 일'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로 매매가 없다"며 "사고 싶어도 금리가 낮아서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주 회사채 거래량은 한주 전에 비해 8740억원 감소한 1조8445억원을 기록했다. 3.1절 연휴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큰 폭이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느끼는 스프레드 수준에 대한 부담감은 크다.

◇ 여전히 외면받는 건설업…동양증권이 구원투수로 나서

모든 A급 회사채가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산업 위험이 높거나 그룹 리스크가 큰 종목은 발행금리 부담이 더 커졌다. 여전히 기피대상 1위 업종은 건설업. 지난주 줄줄이 발행한 한라건설(A-, 안정적), 한신공영(BBB+, 안정적), 코오롱글로벌(BBB0, 안정적), 대성산업(A0, 안정적) 등은 모두 자기등급 민평금리보다 적게는 1%포인트 많게는 2.5%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에 발행했다. 이번주 발행할 계획인 대우건설A+, 안정적)은 산업은행 후광으로 스프레드를 줄이는데 성공했으나 여전히 민평보다는 금리가 높다.

그룹사 리스크가 높은 STX엔진(A-, 안정적)과 지배구조가 불확실한 현대엘리베이터(A0, 안정적)도 예외는 아니다. 두 기업의 조달금리 역시 자기등급민평보다 각각 2.47%포인트, 1.07%포인트 높다.

법인 투자자들이 A등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관심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A등급 내 그룹, 업종 리스크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이미 재무 안정성을 일정수준 이상 갖춘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이 점점 유리해지고 재정이 안좋은 기업일수록 회사채 시장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고 있는 격이다. 그럼에도 최근 비교적 BBB급 회사채 물량이 꾸준히 발행되고 있는 것은 시장의 다양성 측면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고금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급이 따라오는 현상으로 볼 수도 있으나 BBB급 회사채 발행에는 동양증권의 공이 크다. 리테일의 강자 동양증권이 적극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회사채 물량의 주관·인수에 나서주는 덕에 BBB급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 문을 두드릴 수 있었다. 동양증권은 지난주 한신공영(400억원), 한라건설(1100억원), 코오롱글로벌(900억원)에이어 이번주에도 오리온(1000억원), STX엔진(2000억원), AJ렌터카(400억원)의 단독 주관·인수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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