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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위아 블록딜, 물량배분 논란..배경은 국내기관 주문 과정서 의견 충돌

박창현 기자공개 2012-03-19 09:54:21

이 기사는 2012년 03월 19일 09: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현대위아 블록딜 거래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블록딜 주관을 맡았던 골드만삭스(이하 골드만)와 HMC투자증권(이하 HMC)이 국내 기관투자가의 물량 배분(allocation) 과정에서 적지 않은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16일 개장 전 보유 중이던 현대위아 지분 257만 3011주를 주당 13만1600원에 블록세일(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할인율은 전일 종가(13만8500원) 대비 5%를 적용했다.

외견상 성공적인 거래로 보이지만 거래를 주관했던 골드만과 HMC는 최악의 팀워크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가장 높은 할인율로 거래가 진행됐고, 국내 기관 물량 배분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폭발하면서 거래 과정 역시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다.

골드만은 지난 14일 현대자동차그룹으로부터 현대위아 블록딜 거래 자문사로 선정돼 실무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그룹 측의 요청으로 계열 증권사인 HMC도 거래에 합류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공조 체제가 이뤄지면서 첫 단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HMC는 딜 개시 이전에 사전 마케팅에 나서면서 지분 매각에 대한 소문이 시장에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런 영향으로 지난 14일부터 주가는 계속 하향세를 이어갔다. 또 이 과정에서 골드만삭스가 현대기아차와 백스톱(back stop, 일종의 잔액인수) 계약을 맺었다는 점도 마케팅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스톱 계약을 맺을 경우, 실권 물량을 모두 주관사가 인수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더 공격적인 가격 배팅 전략 구사가 가능해진다.

결국 HMC가 사전에 정보를 흘리고 더 나아가 골드만삭스를 이용해 마케팅을 한다는 소문이 시장에 돌면서 골드만과 HMC간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HMC측은 이에 대해 "그룹사 딜이기 때문에 우리가 더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했다"며 "오히려 골드만 측에서 사전 마케팅을 했으면 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벌어진 감정의 골은 국내 기관투자가 물량 배정 과정에서 폭발하게 된다. 골드만 측은 자신들이 전체 물량에 대한 인수 의무를 지고 있는 만큼 해외와 국내 기관 청약을 모두 총괄하고, HMC 측은 국내 청약과 관련해 보조 역할만을 맡겼다. 하지만 HMC는 국내 물량에 대한 청약 업무를 전적으로 일임받았다고 판단했다.

결국 지난 15일 수요예측 후 국내 기관에 대한 물량 배정 문제를 두고 양 측은 극명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HMC는 26곳으로부터 100만여주를, 골드만은 6곳으로부터 67만주를 가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골드만이 받은 6곳은 HMC 측 주문과 완전히 겹쳤다

주관사인 골드만은 자신들이 받은 6곳 외 20곳 총 33만주에 대한 주문만 HMC 측 배정 물량으로 인정했다. 반면 HMC는 자신들이 받는 물량을 전부 인정해줘야 한다며 맞받아쳤다. 결국 언더라이팅(Underwriting) 권리가 있는 골드만은 HMC를 이번 거래에서 제외시켰다.

HMC는 골드만이 완전히 자신들을 이용했다는 입장이다. HMC 관계자는 "국내 기관을 우리 측에 맡겼으면서 추가로 국내 수요예측을 한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며 "주문이 배정물량을 초과하면서 HMC에 대한 이용가치가 없다고 보고 거래에서 배제한 거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골드만은 오히려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청약 및 물량 배정은 백스톱 계약까지 맺은 주관사인 골드만의 역할이라는 것. 게다가 HMC의 사전 마케팅과 백스톱 조건 공개로 현대위아 주가가 크게 떨어진 점, 수요예측 과정에서 HMC가 보여준 실무 능력 등에도 적지 않은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수 의무가 있는 골드만이 거래를 주도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평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실권주가 발생하더라도 HMC는 책임이 없는 만큼 골드만 측 주도 하에 거래가 진행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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