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대기업들, 옵션 끼운 사채 발행 나서 STX조선·동양·두산인프라 잇달아 발행…ABS발행 봇물
임정수 기자공개 2012-03-26 20:30:13
이 기사는 2012년 03월 26일 2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발행시장이 초 호황기를 구가하고 있다. 오는 4월부터 의무화되는 수요예측을 회피하기 위해 선제적 발행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등 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된 것도 회사채 시장의 활황을 돕고 있다.이번 주(3.26~3.30)에도 3조원 이상의 회사채 발행이 이어진다. 특히 신용보증기금이 발행하는 자산담보부증권(CBO)을 포함해,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거나 개선이 필요한 대기업들의 옵션부사채 발행 러시(Rush)다.
◇ 이번주 회사채 3조원대 발행…ABS 물량 쏟아진다
지난 주(3.12~3.16)에는 총 2조600억원의 회사채가 발행됐다. 이 중 일반 회사채(SB)는 총 16건에 1조8300억원이다. GS에너지(AA)가 2년(500억원) 5년(2500억원) 7년(3000억원)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며 SB 발행물량의 3분의 1을 채웠다. 두산중공업(A+)이 3년 만기 회사채 1500억원을 발행했고, 대성에너지 중앙일보 대신증권 등도 회사채 발행을 완료했다.
이번 주 회사채 발행물량은 총 3조200억원으로, 발행액이 지난 주에 비해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SB는 지난 주와 비슷한 1조8200억원이 발행된다. GS칼텍스(5000억원)와 LG화학(3000억원)이 비교적 대규모 물량을 발행하며 석유화학 업체의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자산유동화증권(ABS) 테마가 회사채 시장을 주름잡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이 2800억원 어치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하고, SK텔레콤이 단말기할부채권유동화 5100억원을 발행한다.
신보는 총 151 건의 무보증회사채를 인수한 뒤, 이를 기초로 선순위 2종과 후순위 1종으로 나눠 CBO를 발행할 계획이다. 2717억원 규모의 선순위채는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중소기업은행이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선순위 2712억원에는 AAA 등급, 후순위채 84억원에는 C등급의 신용도가 부여됐다.
하나SK카드는 5100억원 어치의 단말기할부채권 유동화증권 '생각대로T'를 발행한다. 선순이 트랜치 총 11개와 후순위 트랜치 1개로 구성된다. 선순위 중 11번째 회차에는 조기상환권(콜옵션)이 부여됐다. 향후 KT도 단말기 할부채권 유동화증권 발행에 가세할 것으로 보여, LG텔레콤의 LTE 유동화증권 등과 더불어 단말기 유동화증권이 ABS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 STX조선·동양·두산인프라, 풋옵션부 회사채 발행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열악하거나 개선이 필요한 대기업들의 옵션부채권 발행 러시다.
STX조선해양은 오는 5월 초 1500억원 발행을 목표로 옵션부채권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붙여 같은 등급(A-)의 민평금리보다 40bp를 낮춘 6.90%에 시장을 태핑 중이다. 조달한 자금은 회사채 등의 차환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해양은 오는 7월까지 총 4700억원의 채권을 만기 상환해야 하는데 6월 만기인 2700억원은 사모사채로 만기연장에 합의과 돼 실제 상환부담은 2000억원 정도다.
동양도 1500억원 규모의 옵션부채권 발행을 위해 오는 28일부터 이틀 간 청약을 실시한다. 만기는 1년6개월로, 발행금리는 8.14%로 결정됐다. 투자자가 풋옵션 행사를 하지 못하는 9개월까지는 7.80%를 지급하고, 이후에는 8.50%의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다. 조달한 자금은 2010년 발행된 옵션부채권 차환과 기업어음(CP) 차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동양은 지난 1월에도 1년6개월 만기의 옵션부사채 90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옵션부사채 발행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밥캣 인수자금에 대한 리파이낸싱에 성공하면서 차환 위험을 많이 줄였지만,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에 대해 옵션부사채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일반 회사채 발행으로 금리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한 기업들이 풋옵션을 붙여 옵션부채권을 발행하고 있다"면서 "옵션부채권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 고수익을 노릴 수 있어 투자자들의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 기업이 발행하는 옵션부채권 모두 시장에서 무난하게 소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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