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 협의회 재가동…4월 중 입찰 시도 유진·H&Q·선종구 등 매각재개 법률검토 마치고 입찰 강행의지
박준식 기자공개 2012-04-06 15:02:01
이 기사는 2012년 04월 06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마트 경영권 지분 매각을 위한 유진그룹과 선종구 회장 일가, 사모펀드 H&Q AP 등 3인으로 구성된 협의회가 재가동되기 시작했다. 선 회장 일가의 비리혐의에 대한 갑작스러운 검찰 조사가 개시되면서 매각이 중단된 이후 한 달여 만에 나타나고 있는 거래 재개를 위한 유의미한 변화로 풀이된다.6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 매각을 위한 3인 협의회는 이번 주 중 2차례의 모임을 갖고 선 회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확정되는 데로 매각 과정을 재개하기로 하는 안건을 협의했다.
거래 관계자는 "이번 검찰의 수사가 하이마트 경영권 지분 매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법률 검토를 끝마쳤다"며 "매각의 세 주체가 합의해 이르면 4월 중에 기존 예상되던 잠재 후보군을 대상으로 본 입찰을 진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선 회장 일가의 비리 혐의를 조사하고 있지만 삼일PwC의 회계실사 결과는 공금유용이나 배임 등이 회계처리에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인수자 측면에서 우려할 손해는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번 매각 시도는 사모펀드 H&Q가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H&Q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인 지난해에도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3인 합의와 경영권 지분 매각 추진이라는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했었다. H&Q는 검찰이 선 회장 비리를 조사하기 시작하자 그동안에는 매각을 중단하고 추이를 관망하자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재판부가 검찰의 구속영장 발부요청을 거부하고 비리혐의 역시 알려진 것보다는 중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자 매각 재개를 위한 강한 드라이브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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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펀드의 수익률 달성과 조기해산을 중시하는 사모펀드 H&Q 입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예상치 못했던 청천벽력일 수 있다. H&Q는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투자받은 3725억 원 규모의 2호 펀드에서 약 900억 원을 할애해 하이마트 지분 투자(2010년 1월 전환우선주 투자 후 주식 전환)를 실행했다. 투자 이후 1년 반 만인 지난해 중순 하이마트가 상장에 성공하고 이후 주가가 2배 가량 상승해 적잖은 수익률이 기대되던 지난해 말에 비해서 현재 상황은 시계제로의 수준이다. 검찰 조사로 빚어진 매각 중단사태가 장밋빛 전망이 우세했던 H&Q 2호 펀드의 수익률에 예상치 못한 난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룹 전체의 재무개선을 위해 하이마트 매각을 서둘러야 하는 유진과 H&Q의 이해는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 회장 일가 역시 검찰의 기소 사실만 확정되면 그를 기준으로 매각 가능 지분을 추리거나 기존 합의대로 매각을 진행하는 게 유리하다. 3인 협의회 입장에서 매각 시도 재개에 대한 이견이 나오지 않은 것은 이로 인한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다만 매각 측의 협의대로 계획된 입찰 시도가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검찰의 조사가 시작된 이후 곳곳에서 무분별한 비리혐의를 제기하면서 하이마트의 기업 가치에 대한 인수 후보들의 기대는 적잖게 하락했다. 이 매물을 두고 올 초 적잖은 물밑 경쟁을 벌였던 상황과 현재의 모습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지적이다. 매각 측이 아무리 보증한다고 해도 매매 양측의 신뢰가 밑바탕이 되는 M&A에서 경영과 회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최고경영진의 비리혐의는 분명한 악재다. 근거있는 비리 주장이 제기된 이상 명확한 해결이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각이 진행될 경우 인수자들이 적극적인 호응을 보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에 타당성이 있다.
하이마트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KKR과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AEP) 등 글로벌 사모펀드들은 본사 방침에 따라 의지를 이미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전략적 투자자(SI)였던 롯데그룹 등도 하이마트보다는 비슷한 규모로 시장에 출회된 웅진코웨이 매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인수 후보사 관계자는 "기존 유력 후보군의 변심과 웅진코웨이 등 대체재의 출현이 매각 측의 거래 재개 의지를 앞당긴 것으로 봐야 한다"며 "유진과 H&Q 등의 사정이 급한 건 인정하지만 재무적인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찰을 진행한들 그에 적극적인 호응을 보낼 후보가 예전만큼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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