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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계열사 '엠프론티어' 오너 3세에 증여? 유상감자 활용..조현식·조현범·조희경씨 지분 70.01%로 늘어

문병선 기자공개 2012-04-10 16:31:37

이 기사는 2012년 04월 10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의 정보기술(IT) 계열사인 엠프론티어의 지배권이 3세 경영인에게 넘어갔다. 한국타이어는 엠프론티어의 유상감자에 참여해 지분율이 종전 50%에서 29.99%로 줄었다. 대신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자녀인 조현식·조현범·조희경씨의 지분율은 70.01%로 늘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엠프론티어는 지난해 단일 최대주주였던 한국타이어를 대상으로 41억원(주당 3588원) 규모의 유상 감자를 단행했다.

이 결과 한국타이어의 엠프론티어 보유 주식 수는 200만주에서 85만7142주(29.99%)로 줄었다.

엠프론티어는 시스템관리 및 통합(SI) 회사다. 엠프론티어가 유상 감자에 나선 표면적인 이유는 프로젝트 입찰 때 '대그룹' 분류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분류에 들어가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엠프론티어 관계자는 "한국타이어의 지분율(50%)이 30% 밑으로 내려가면 정부 주도 입찰 때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수주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가 50% 지분을 갖고 있으면 대그룹 계열로 분류돼 삼성SDS나 LG CNS 등과 경쟁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부터 대규모 기업집단 계열사가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개선하고 경쟁입찰을 확대해 독립 중소기업에게 사업기회가 개방되도록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회사의 거래 상대방 선정에 관한 모범기준'을 제정해 채택을 권고하고 있다. 대그룹 계열 광고·SI(시스템통합)·물류업체 등이 주요 타깃이다.

이 모범기준에 의하면 엠프론티어도 대그룹 계열로 분류돼 여러 외부 입찰에 나설 때 다른 중소기업보다 혜택이 줄어들 가능성이 컸고 이런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 발빠르게 주주 구성을 바꿨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강해 한국타이어의 지분율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지분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지면 연결에서 제외되고 지분법으로만 인식되는데, 규제의 틈새를 찾은 듯하다"고 말했다.

엠프론티어는 한국타이어그룹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과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구축 프로젝트 등을 맡아 성장했다. 최근에는 한국타이어의 해외 진출이 늘고 해외 물량도 급증하자 글로벌 IT 체제를 구축하는 임무도 수행중이다. 그룹내 수주에만 국한하지 않았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수출 및 유통 시스템 구축, 하이로지스틱스 창고최적화 시스템 구축, 서울대학교 홈페이지 및 회원관리 시스템 구축, 삼성전자 해외 창고 최적화 시스템 구축 등을 맡아 완료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지금은 한국타이어 물량보다 타기업 물량이 더 많다"고 했다.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상 한국타이어의 지배력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고 그래서 감자에 나서 한국타이어 지분율을 떨어뜨려야 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엠프론티어는 지난해 유상감자를 단행하면서 결과적으로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3세인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그리고 조희경씨의 지배를 받게 됐다. 3인의 지분율 합은 기존 50%였다가 감자 덕에 70.01%가 됐다. 조현식 사장이 28%를, 조현범 사장이 28%를, 조희경씨가 14.01%를 갖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IT 전문회사를 설립한 지 13년여만에 오너 3세에게 증여한 꼴이 된 것이다. 엠프론티어는 2000년 8월 이비즈니스(e-business)와 시스템 관리 및 시스템 통합 서비스 제공 등을 목적으로 한국타이어와 메타넷홀딩스가 50대50으로 출자해 설립했다. 메타넷홀딩스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컨설팅코리아의 출자회사다.

조현식 사장 등 3인은 2007년 7월 메타넷홀딩스로부터 지분 50%를 인수했다. 그리고 이번에 한국타이어가 유상감자에 참여해 지분율이 줄면서 엠프론티어의 지배권이 이들 3인에게 온전히 넘어가게 됐다.

엠프론티어는 지난해 543억원의 매출과 2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년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는 알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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