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공모 피해 고금리 사모채 발행 이유는? 5월30일, 7년물 5000억원 추진…삼성증권 주관
황철 기자공개 2012-05-09 17:58:47
이 기사는 2012년 05월 09일 1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창사이래 최장기인 7년 만기 원화채권을 발행한다. 발행규모도 5000억원으로 단일 회차로는 상당히 큰 규모다. SK그룹으로 인수된 후 신용도 상향을 계기로 차입금 장기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하이닉스는 공모채권 대신 사모발행을 선택했다. 당초 외화표시채권으로 공모발행을 추진했지만 웬일인지 금리상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사모로 전환했다.
발행일정을 최대한 당기기 위해 기업실사와 수요예측 등의 공모절차를 회피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상의 불편을 제외하면 공모로 발행할 경우 최근 장기물 수요가 넘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조달금리를 더 낮출 수도 있고 SK그룹으로 인수된 후 IR효과도 누릴 기회인데 이를 포기한 셈이다.
◇ 상대적 고금리에도 외표채서 전격 선회 '왜?'
SK하이닉스가 SK그룹 편입 이후 첫 조달에 나선다. 30일 만기 7년물 5000억원 어치를 발행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아 3000억원을 인수한다. 산업은행도 1000억원을 받아가기로 했다. 나머지는 시장에서 소화시킬 계획. 현재 동부증권 등이 매입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는 5.40%로 결정됐다. 6일 개별민평 5.14%보다 26bp나 상회한다. 최근 회사채 스프레드 축소와 고금리 메리트 장기물 선호 현상을 감안하면 다소 불리한 조건의 발행으로 보여진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외화표시채권을 검토하다 예정보다 금리를 높여 사모채 전환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제도 개편으로 공모절차가 길어지면서 조달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는 사모채를 택했다는 것.
하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와 남은 일정 등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발행까지 아직 20여일의 시간이 남아 있어 3~4일 정도만 더 들이면 공모채 전환이 가능한 구조다.
5%대 장기물에 대한 풍부한 수요로 볼 때 민평 금리보다 낮게 발행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수급 논리상 SK하이닉스가 비용을 더 치르면서까지 사모채 발행에 나설 유인이 많지 않다고 보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일정 지연보다 기업실사·수요예측 등에 대한 부담감이 사모 조달의 유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장 반도체 부문의 높은 산업 위험과 아직은 열위한 수준인 재무구조를 드러내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
◇ 바터 의심 피하려 SK 딜 자제하던 삼성증권, 대표주관 맡아
삼성증권은 신한금융투자 SK증권과 이른바 3S로 불리며 그룹 물량의 바터(barter)거래로 의심을 받는 곳이다. 이를 의식한 듯 지난 2월 이후 SK그룹 계열사의 채권 발행에 관여를 자제해 왔다. 특히 금융당국이 기업실사와 수요예측을 의무화하면서 증권사간 바터 거래에 대해 근절 의지를 강하게 표시한 터라 SK그룹 계열사의 공모채 발행에 적극 나서기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사모채로 발행하는 것이 이같은 시선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측은 "삼성증권이 어떻게 알고 좋은 조건을 제시해 와 대표주관을 맡기게 됐다"며 바터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번 조달 자금은 공모채 차환과 시설·운영자금 용도로 쓰일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25일 1500억원의 원화공모채(202회차)를 갚아야 한다. 9월 1500억원 어치의 만기도래채가 있지만 아직은 시간적 여유가 있다.
남은 자금은 설비투자 용도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해 4조2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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