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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인수전, 무늬만 '흥행'? 롯데·GS 등 진정성 낮아...FI도 레버리지 어려워

민경문 기자공개 2012-05-10 17:29:37

이 기사는 2012년 05월 10일 1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9일 입찰을 마친 웅진코웨이 인수전은 외형상으로는 일단 흥행에 성공한 것처럼 보여진다.

당초 재무적투자자(FI)들 위주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롯데, GS, 교원 등 전략적투자자(SI) 상당수가 비딩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광둥메이디 등 해외 업체까지 포함하면 원매자 수는 1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진정성을 가지고 가격 경쟁에 '올인'할 거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기업이 '방문판매업' 을 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좋지 않은데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불투명하다. 정수기 외의 상품에 대한 수익성이 낮다는 점 등은 결국 대기업에 되팔아야 하는 FI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롯데의 경우 뒤늦게 신한금융투자를 자문사로 선정해 입찰에 들어 왔지만 인수 1순위는 여전히 하이마트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선종구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등으로 딜이 정체됐을 때도 매각 주관사인 씨티 측과 꾸준히 정보를 공유해 왔다.

전자랜드만 하더라도 삼일PwC를 통해 관심을 떼지 않고 있다. 이마트를 누르고 유통업 최강자 지위를 굳히려는 롯데 입장에서 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어느 쪽도 포기하기 어려운 매물이다. 전자랜드의 지분 가치가 2000억 내외에 그친다는 점은 자금 부담을 낮춘다.

이에 비해 웅진코웨이의 방판조직은 롯데 측 리테일 사업과의 시너지가 여전히 불확실하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업종까지 눈독을 들인다는 시장의 인식도 발목을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무리한 금융을 일으키면서까지 조단위 금액을 투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처한 상황은 GS리테일도 마찬가지다. GS백화점과 GS마트를 매각하면서 약 1조4000억원의 실탄을 확보했지만 진정성 면에서는 롯데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한 자문사조차 선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입찰 경쟁을 꺼려하는 GS의 속성도 딜의 완주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지난 2007년 하이마트 인수전 당시 가장 높은 가격을 쓰고 유진그룹에 패했던 트라우마가 여전하다. 2008년에는 대한통운과 대우조선해양이라는 메가딜에 참여했지만 역시 성과가 없었다.

웅진코웨이를 인수할 경우 정수기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는 교원이 가장 두드러진다. KTB와 컨소시엄도 구성해 자금 여력도 충분하지만 장평순 회장의 보수적 성향을 감안할 때 '위닝 프라이스'를 제시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경쟁사를 파악하기 위한 실사 수준에서 참여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FI의 경우 SI에 비해 높은 가격을 써내기가 훨씬 어렵다. 향후 5~6년 뒤 대기업 등에 매각해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C&M, 두산테크팩 등의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이번 딜에서 무리한 인수가를 제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웅진코웨이는 매각 지분이 30%정도 밖에 안 된다는 점에서 무리하게 레버리지를 일으키기도 마땅치 않다. 더구나 정수기를 제외한 비데, 청정기 등의 교차판매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향후 매각 가치를 올리기엔 한계가 있다. 한앤컴퍼니가 막판 불참한 것도 이 같은 점이 한 몫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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