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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 흥행, 금리따라 '극과 극' 한진重은 성공…동부建·무림캐피탈·한국캐피탈 전량 미매각

서세미 기자공개 2012-06-05 11:09:47

이 기사는 2012년 06월 05일 11: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주(5월29일~6월1일) 회사채 시장은 극과극을 달렸다. 한진중공업(A, 부정적)은 2000억원 발행에 4100억원이 몰렸다.금리는 수요예측 실시 이전에 제시했던 5.35%~5.5% 금리 보다 낮은 5.3%에서 결정됐다. 반면 동부건설(BBB, 안정적), 한국캐피탈(A-, 긍정적), 무림캐피탈(BBB+, 안정적) 등은 단 한 기관도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주 수요예측을 실시한 발행사는 총 6곳. 그 중에 기관투자자 모집에 성공한 발행사는 한진중공업과 두산중공업(A+, 안정적) 단 두 곳이다. 한진해운(A-, 안정적)은 3500억원 모집에서 1400억원만 배정 성공했고 동부건설, 한국캐피탈, 무림캐피탈은 전물량이 미매각됐다.

◇ 회사채 고점 논란과 발행사-투자자 힘겨루기, 미매각 물량으로 이어져

관망세로 돌아서는 회사채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발행사와 발행 조건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린 것으로 해석된다. 하반기 크레딧 스프레드가 보합 또는 축소되는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한편 회사채의 고점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국고채 금리도 떨어지고 있기는 마찬가지지만 크레딧 물은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어 '이상 현상'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 재정 위기의 악화, 연기금·보험사의 자산 증가 등의 스프레드 축소 요인에도 오를 때까지 오른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투자자 관계자는 "앞으로 회사채 스프레드가 보합세를 유지할 것 같다"며 "시장에 수요는 많지만 발행사가 금리를 너무 세게 불러서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발행사의 '갑' 행세에 뿔이 난 투자자들이 금리 입찰에서 실력행사에 나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첫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캐피탈은 지난 5월30일~31일까지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쓴잔을 마셨다. 지난 5월3일 1.5년물과 2년물을 각각 4.8%, 4.9% 금리에 전량 매각한 후 자신감이 급상승한 탓일까. 한국캐피탈은 한달도 채 안돼 1.5년물은 4.55%~4.65%, 2년물은 4.65%~4.75%를 금리밴드 상한으로 잡아 15bp~25bp 낮춰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지난1일 기준 한국캐피탈의 1.5년물과 2년물 자기민평금리인 5.13%, 5.17%보다 50~60bp 정도 낮은 금리다. 무리수를 둔 금리는 전량 미매각으로 이어졌다.

무림캐피탈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무림캐피탈은 1.5년물과 2년물의 금리밴드로 6.4%~6.5%, 6.55%~6.65%를 제시했다. 지난 2월7일 발행한 1.5년물이 7.1%로 발행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역시 60bp~70bp 낮은 수준이다. 한국캐피탈처럼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과 같은 메리트도 없는데다 BBB급으로 기관 수요가 없어 수요예측을 실시하기 전부터 미매각 가능성이 높았다. 결과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동부건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 BBB급 건설사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수요가 없다시피한 동부건설 역시 전량 미매각으로 이어졌다. 1년물 금리밴드는 지난4월 발행한 1년물의 발행금리인 8.9%를 상한선으로 잡은 8.7%~8.9%에서 제시됐다. 캐피탈사 대비 비교적 보수적인 금리 제안에도 기관투자자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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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중공업과 한진해운 희비 엇갈려…적정 금리 제시과 관건

투자자들이 들어오긴 했지만 결과가 실망스럽기는 한진해운도 마찬가지. 한진해운은 3년물 금리밴드는 5.15%~5.25%, 5년물은 5.80%~5.90%로 불렀다. 역시나 민평이나 과거 발행수익률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서 희망금리를 제시한 것. 한진해운이 지난4월에 발행한 3년물 금리는 5.85%로 60bp~70bp 높다. 그 결과 총 3500억원 중 2100억원의 물량이 발생했다.

시장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해운업 리스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너무 낮게 불러 수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반대로 한진해운과 하루 차이로 발행에 착수한 한진중공업의 수요예측은 대성공으로 끝났다. 2000억원 발행에 4100억원이 몰려 2대 1 이상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비결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밴드 설정. 발행사들의 연이은 미매각을 의식했는지 한진중공업은 3년물 금리밴드를 5.35%~5.50%에 불렀다. 자신보다 한노치 낮은 한진해운보다도 20bp~25bp 높은 금리 수준이다.

비교적 적절한 금리설정이 투심을 움직였는지 수요가 몰린 덕분에 최종 발행금리는 금리밴드보다도 낮은 5.3%에서 결정됐다. 이는 지난 1일 기준 자기민평금리인 5.49%보다 19bp 낮은 수준인데다 지난 1월에 마지막으로 발행한 3년물의 금리 6.1%보다 80bp 낮은 금리라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었던 발행이라는 평가다. 특히나 지난 3월 등급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된 후 첫 발행이라 의미가 깊다.

대표주관사 선정에서도 두 회사는 대비된다. 한진해운은 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공동대표주관사로 선정, 대형 증권사의 강력한 영업네트워크와 산업은행에 의존한 반면 한진중공업은 메리츠종금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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