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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구 지분, 유진기업보다 1만8000원 낮게 판 이유 주주간 계약 말소로 매각대상 배제 우려...검찰 조사로 협상력도 떨어져

민경문 기자공개 2012-07-06 15:42:00

이 기사는 2012년 07월 06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종구 전 회장 일가의 하이마트 지분이 가장 낮은 프리미엄을 받고 롯데에 팔린 이유는 무엇일까.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에 비하면 선종구 전 회장 일가의 지분 매각 단가는 주당 1만8000원이나 차이가 난다.

롯데는 하이마트 경영권 지분(65.29%)을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양수도계약(SPA)을 6일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롯데 측은 하이마트 주요 주주별로 사들이는 지분의 주당 단가를 모두 다르게 책정했다.

32.44%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유진그룹(유진기업 31.34%, 유진투자증권 1.1%)이 주당 8만800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재무적 투자자(FI)인 H&Q와 농협PEF(NH할로윈제1호)가 각각 8만1000원으로 결정됐다. 선종구 전 회장 일가의 주당 지분 가치는 최저가인 주당 7만원에 그쳤다.

선 전 회장 측은 당초 프리미엄 수준을 FI가 받는 이상으로 올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하이마트 등기 이사에서 물어난 데다 횡령 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 조사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선 전 회장이 협상력을 발휘할 여지는 많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가 하락 등 회사 가치를 떨어뜨린 부분에 대한 책임을 선 전 회장에 물은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우선협상대상자였던 MBK파트너스와의 배타적 협상 기간이 끝난 이후 주주간 계약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 것도 주된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당초 매각 대상 지분(65.29%)을 전부 사들일 필요가 없었던 것. 선 전 회장 일가 지분(21.18%)을 제외한 유진그룹과 FI보유분만 가져가더라도 롯데가 약 44% 지분율로 하이마트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다. 필요한 지분은 어차피 시장에서 추후 사들여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 전 회장 측으로선 이번에 롯데에 지분을 팔지 않으면 현재 시가 수준(5일 종가 5만8300원)에 처분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검찰 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자칫 보유 지분을 압류당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롯데가 제시한 주당 7만원이면 적어도 시가보다 1만1200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보장되는 만큼 순순히 응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H&Q는 비록 지분율이 5.66%에 그치지만 시가 대비 약 2만2000원의 프리미엄을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하이마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임유철 대표를 중심으로 한 H&Q 경영진이 양측간 조정자로 나서면서 공동 지분 매각을 이끌어 낸 '공로'를 일정 부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H&Q의 하이마트 지분 매각에 따른 총 회수 금액은 2000억 정도로 투자 원금 대비 두 배 가까운 수익을 거머쥐었다. 내부수익률(IRR)은 무려 3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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