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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펀드 운용사의 고민

강철 기자공개 2012-07-13 11:01:57

이 기사는 2012년 07월 13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신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중견기업을 지원한다는 명목 하에 신성장동력산업육성펀드(신성장동력펀드)를 만든 지 2년이 지났다.

정책금융공사를 중심으로 지식경제부와 한국벤처투자 등의 정부 유관기관은 지난 2년 간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신성장동력펀드를 결성하고 2조 원이 넘는 자금을 집행했다. 운용사와 다른 유한책임투자자들의 출자금을 합친 펀드 전체 약정액은 3조 원을 넘는다.

정책금융공사는 첨단기술, 신재생에너지, 녹색기술, 디지털 콘텐츠, 바이오, 고부가 서비스 등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지정하고 운용사들로 하여금 펀드 결성총액의 60% 이상을 이 분야 기업에 투자하도록 했다. 또 관리보수율을 투자비율에 따라 차등 적용해 투자를 많이 할수록 관리보수가 늘어나는 구조를 만들었고, 투자 기간은 비교적 여유 있는 4년을 제공했다.

덕분에 지난 2년 간 증권사, 벤처캐피탈, 사모펀드 등으로 구성된 운용사들의 신성장동력 산업 투자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운용사들은 태양광, 풍력 등 대표적인 신성장동력 산업이 불황을 겪는 와중에도 펀드 결성총액 소진율이 평균 30%가 넘을 정도로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투자 기간의 절반이 남은 지금 운용사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투자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잔여 펀드 약정액 소진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한정된 투자 영역으로 인해 한계에 다다르고 있던 투자 매물 소싱(sourcing)이 증시 악화에 따른 기업들의 자금 조달 철회로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신성장동력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 수는 많아졌는데 매물 수가 줄어들면서 인수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훨씬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향후 경기가 쉽게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투자 유치가 쉽사리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비단 신성장동력 산업 뿐만이 아닌 다른 산업 전반의 고민 거리다.

여기에 투자한 업체가 신성장동력 산업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논란도 운용사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신성장동력 업체를 발굴해 투자를 진행했으나 정책금융공사의 유권해석에 의해 펀드 취지에 맞는 투자(인정투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신성장동력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새로운 수익 모델(신성장동력 산업) 자체가 영역을 정확하게 구분하기 애매한 측면이 있다"며 "인정투자로 승인받지 못한 투자가 늘어나다 보면 결성총액의 60% 이상을 투자하지 못해 관리보수나 성과보수 감소 등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몇몇 운용사 관계자는 한국벤처투자 측에 신성장동력 산업에 해당하는 업종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제시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금부터라도 남은 투자 기간에 신성장동력 산업에 확실하게 투자하겠다는 의도다.

절대적 판매자 시장(Seller's Market)에 갖힌 신성장동력 펀드 운용사들이 남은 투자 기간 내 약정액 소진과 주 목적 투자대상 60% 이상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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