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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국민연금PE, 설립 1년 만에 소진율 90% 두산 지게차사업·스무디킹 등 투자금액 2000억 넘어···그로쓰캐피탈 투자 주력

민경문 기자공개 2012-07-20 10:51:33

이 기사는 2012년 07월 20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탠다드차타드(SC)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인 SC PE가 국내 그로스캐피탈(growth-capital) 투자 영역에서 약진하고 있다. 국민연금 자금을 바탕으로 만든 2500억 규모의 펀드는 설립 1년 여 만에 무려 90%의 소진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타 블라인드(Blind) 펀드들이 적격 매물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SC PE는 지난 2010년 국민연금이 출자하는 블라인드 펀드를 운용하게 될 9개 운용사 중 하나로 선정됐다. 총 출자금액 8500억 원 가운데 SC PE는 1000억 원을 출자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3월 SC PE코리아제1호(약정액 1020억)와 2호(1501억)의 펀드 설립을 완료했다.

첫 번째 딜은 두산인프라코어가 구조조정 차원에서 매각을 실시했던 지게차사업부 투자였다. DIP홀딩스와 공동으로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가 지게차 사업부를 인수하는 형태로, SC PE는 약 661억 원을 출자해 SPC 지분 49%를 사들였다. 앞서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 지분(20%)의 매입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미래에셋맵스, IMM PE 등에 밀렸던 SC PE였다.

이후 SC PE는 지난해 10월 대림자동차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710억 원을 투자, 2대 주주(41%) 지위를 확보하기도 했다. SC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3~4년 뒤 기업공개(IPO) 시기까지 해외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한 달 후에는 네트워크 장비업체 다산네트웍스에 151억원을 추가 출자해 지분율을 18.58%로 끌어올렸다.

하이라이트는 이달 초 스무디즈코리아와 함께 미국 스무디킹 본사를 인수한 일이다. SC PE는 약 4600만 달러를 투자해 스무디즈코리아 신주 40%를 사들였고, 스무디즈코리아는 이를 바탕으로 미국 스무디킹 본사 지분 100% 인수를 성사시켰다. 소비자들의 입맛만 사로잡으면 안정적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프랜차이즈사업은 PE입장에서 최적의 매물군 중 하나였다.

SC PE가 스무디킹 본사에 FI투자를 검토한 건 지난해 초 부터였다. 건강 음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카페인이 포함되지 않은 천연 과일 스무디라는 컨셉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지난 2003년 스무디 브랜드를 들여와 140개 매장을 확보한 김성완 스무디즈코리아 대표에 대한 신뢰도 한몫 했다. 향후 엑시트(자금 회수) 전략으로 삼고 있는 IPO의 경우 미국 외에도 중국, 홍콩 등 스무디킹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SC PE 측은 카페베네 등 국내 커피 전문점 투자도 고려했지만 사실상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점에 투자 의사를 접었다. SC PE는 현재 인도 최대 커피브랜드인 '커피데이'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프랜차이즈사업이 주력인 SRS코리아(KFC 및 버거킹) 인수에 나섰으나 가격 차이로 협상이 무산됐다.

이들 4건의 투자건만 더해도 SC PE가 설립한 펀드의 소진액은 총 2000억 원이 넘는다. SC PE 관계자는 "기타 투자액까지 포함하면 펀드 소진율은 총 약정액(2521억 원)의 90%가 넘는다"고 말했다. 모두 바이아웃(buy-out)보다는 성장단계기업의 자금수요를 충족시키는 그로쓰 캐피탈 투자에 주력한 것이 특징이다. 비딩(bidding) 형태의 투자는 한 건도 없었다는 점에서 자금 부담을 줄이고 딜 성사율을 높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SC PE 관계자는 "회사 규모를 볼 때 아직까지는 경쟁 입찰에서 높은 가격을 써 낼만한 여력이 되지 못한다"며 "같은 맥락에서 앞으로도 바이아웃보다는 그로쓰캐피탈 투자를 통해 트렉레코드를 쌓아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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