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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신용등급 도입, 물 건너가나 금융당국, 기업·증권사에 도입 찬반 설문…기업 반대의견 대다수

임정수 기자공개 2012-07-27 11:31:19

이 기사는 2012년 07월 27일 11: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 당국이 증권업계와 기업을 대상으로 독자신용등급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사실상 독자신용등급 도입을 철회하기 위한 수순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7월 도입 예정이던 독자신용등급 도입을 잠정 연기하면서 기업과 증권업계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었다. 신용평가사 의견을 중심으로 만든 제도 도입안 조정을 위해 추가로 기업과 증권사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에서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의견수렴이 아니라 찬반 투표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이달 초 상장회사협의회(이하 상장협)와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에 각각 기업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독자신용등급 도입에 관련한 찬반 의견 수렴을 요청했고 이후 상장협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140여 개 기업에게 전화를 걸어 40여개 기업의 답변을 받았다.

결과는 예상대로 응답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반대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히 일부만 도입 찬성 의사를 표시했고, 나머지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상장협은 설문 결과를 지난 24일 당국에 보고했다. 금융투자협회는 CD금리 담합 이슈에 휘말려 아직 증권업계 의견 수렴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당국이 독자등급 찬반 의견을 수렴한 것을 두고 제도 도입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독자등급 도입을 전제로 업계 의견을 반영하겠다던 당국이 갑자기 도입 여부를 놓고 찬반 투표를 하는 것은 제도 도입을 무기한 연기하는 근거를 만드는 것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사들은 이미 상반기에 독자신용등급 도입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당국이 모범규준을 만든다는 이유로 한 차례 연기해 놓고, 다시 결과가 뻔한 찬반 투표를 하는 것은 도입 의지 자체가 없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 증권업계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아 전체적인 의견 수렴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 "찬반 투표 결과 자체가 독자등급 도입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정이 늦어지고 있지만, 독자등급을 도입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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