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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 덫에 빠진 금호산업… 워크아웃 ‘휘청' 할인분양으로 1600억 손실 예상…우리-산업銀 채권확보 신경전

길진홍 기자공개 2012-08-03 18:08:16

이 기사는 2012년 08월 03일 1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이 추진해 온 경영정상화작업(워크아웃)이 부천 중동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공사비 지급을 둘러싼 채권은행 다툼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워크아웃 이후 출자전환과 감자, 계열사 유상증자 등으로 3조 원을 투입했으나 PF 사업장 부실로 인한 분양 수익금 감소에 발목이 잡혔다.

금호그룹 구조조정을 이끌고 있는 산업은행은 우리은행에 금호산업이 워크아웃 개시 이후 부천 중동 개발사업에 투입한 1512억 원의 공사대금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자금보충약정과, 책임분양확약 등의 부당한 요구로 금호산업이 공사비를 지출하게 됐으므로 분양대금에서 이를 회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이면서 부천 중동 PF 사업장 대주인 우리은행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금호산업으로부터 공사비를 지원해달라는 요구가 없었고, 준공을 마친 상황에서 채권회수를 위해 담보권 취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그러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금호산업의 내부 자금 사정을 몰랐을 리가 없고, 따라서 부당하게 이뤄진 공사비 지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양측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금호산업 워크아웃이 중단될 수 있다는 위기감 마저 감돌고 있다. 산업은행이 우리은행에 법정소송도 불사하겠다며 배수진을 치고 나섰고, 우리은행은 워크아웃에 중대한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채권은행들이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이유는 예상과 달리 분양 수익금 감소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당초 이 사업장에서 10% 수준의 할인분양을 통해 4189억 원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돈이면 채권단에 부채원금 2350억 원을 갚고, 밀린 공사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시장침체가 심화되자 올해 들어 할인율을 23.6%까지 낮췄다. 이로 인해 현금흐름에 1609억원의 미스매칭이 발생했다. 금호산업과 PF 대주단이 찾아갈 수 있는 돈이 2580억 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대주단이 원금을 모두 찾아갈 경우 금호산업 수중에는 230억원이 남는다. 공사미수금이 2144억 원이므로 2000억 원에 가까운 손실을 안게 된다. 사업 수지가 계획과 달리 틀어지자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이 자금 확보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우리은행이 대출금을 먼저 회수해 갈 경우 주주가치 훼손은 물론 금호산업의 정상적인 기업운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천 중동 PF 사업은 지하 7층에 지상 66층, 2개동 규모의 572가구의 아파트와 상가 90실을 짓는 사업이다. 분양가를 3.3㎡당 1960만 원에 책정 대량 미분양 사태가 발행했다. 5월 말 현재 아파트 317가구와 상가 85실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기 전 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고분양가 책정으로 PF 사업장의 미분양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며 "울며 겨자 먹기식 할인분양으로 분양 수익금 감소가 불가피해지자 채권회수를 둘러싼 시공사와 대주단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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