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금호산업, '리첸시아중동'에 발목잡힌 사연 고급화 전략 앞세운 고분양가..할인분양에도 분양률 저조 '부담'

이효범 기자공개 2012-08-14 18:24:22

이 기사는 2012년 08월 14일 1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부천 소재 주상복합아파트 '리첸시아 중동'이 관심이다. 채권단은 직간접적인 자금 3조원을 금호산업에 쏟아부었으나, 자칫 이 주상복합아파트 한 곳 때문에 그간의 워크아웃이 좌초될 수 있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도대체 이 주상복합아파트는 어떤 사업장이길래 이처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걸까.

부천 '리첸시아 중동'은 2011년 말 기준 금호산업이 수주한 국내외 관급공사와 민간공사를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의 사업장이다. 지상 66층, 높이 228m로 부천 지역의 랜드마크로 불리고 있다. 대지면적 1만1289㎡, 연면적 17만5444㎡에 건물 2개동으로 구성됐고 전체 가구수는 572가구다.

그러나 다른 여러 PF 사업장처럼 분양률이 저조했고 이는 시공사의 공사비 부담과 PF대주단의 추가자금 지원 부담 등으로 이어져 금호산업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최초 금호산업의 계산은 이 사업 시공을 맡아 3935억 원의 공사대금을 지급 받는 것이다. 또 시행사는 3.3㎡당 평균분양가 1990만 원으로 분양을 실시해 4500억 원 규모의 분양대금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금호산업이나 시행사 모두 적지 않은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2008년 분양 당시 이 사업장의 초반기세는 좋았다. 당시만해도 부동산 경기가 이처럼 꺽일 줄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분양률은 절반을 넘기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분양은 100% 완료될 것으로 기대됐다. 초기 분양대금 중 550억원을 PF대출금으로 상환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서 이 사업장은 금호산업에게 골칫덩이가 되기 시작했다. 분양률은 더 나아지지 못했다. 2년 간 공사를 진행했지만 이 사업장의 현금흐름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착공 2년 후인 2010년 1월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사업도 휘청거렸다. 금호산업은 리첸시아 중동 사업장의 현금흐름으로 공사비조차도 마련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금호산업은 이 사업장 준공을 위해 우리은행, 농협과 추가 PF대출약정을 체결해 700억 원을 추가로 조달하기도 했다.

사업장이 어려워지자 금호산업과 시행사였던 'HJ라이프PFV'간에도 이권다툼으로 사업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금호산업은 시행사 주식을 156억 원에 인수해 리첸시아 중동을 자체사업장으로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시행사와 시공사간에 이권다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이 같은 갈등으로 인한 사업 중단을 방지하고자 금호산업이 시행사를 인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호산업이 분양수익을 노리고 시행사를 인수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금호산업의 베팅이었던 셈이다. 금호산업은 이 사업을 중단하기보다는 10% 할인분양에 베팅했다. 금호산업이 당시 PF 대주단인 우리은행과 농협에게 추가 자금지원을 요청 하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금흐름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채권단이 사업비 명목으로 지원한 자금 1512억 원도 사업장에 투입해 준공을 마쳤다. 그만큼 분양에 자신 있었다는 말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 침체는 지속됐고, 오히려 금호산업의 공사미수금 증가의 불씨가 됐다. 분양률은 70%선에서 머무른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할인률을 23.6%까지 낮추었고 이 때부터 문제는 수면 위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공사 대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분양 할인폭을 더 키우자 현금흐름의 미스매칭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게 된 것이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금호산업이 대주단 승인 없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23.6% 할인분양을 강행했다"며 "하지만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분양 수익금 회수 마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금호산업은 분양시장 침체로 공사비 조차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을 이끌고 있는 산업은행과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이자 PF대주단인 우리은행이 사업장 공사비와 PF대출금 회수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리첸시아중동공사비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