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눈독 SRI펀드…운용사 종목 선별 허점 사회책임 투자 필요성 높아지는 가운데 운용사 전문화 필요 지적
김경은 기자공개 2012-08-22 16:51:21
이 기사는 2012년 08월 22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SRIㆍ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형 펀드에 연간 1조 원 가량의 자금을 쏟아부으며 적극적인 투자행보에 나서고 있다.SRI형은 투자 대상 선정시 기업의 재무적 리스크 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 지배구조 리스크 등을 함께 고려한다.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성을 제고시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아울러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비중이 늘어나면서 단순 매매전략을 통한 수익 추구가 사실상 어려워진 점도 새로운 스타일 투자 모색의 이유가 됐다.
하지만 기업의 지속성장을 목표로 하는 적극적 의미의 투자는 아직 빛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KRX SRI지수를 추종하기 위해 시가총액 비중을 고려한 대형주 투자를 주로 구사하는데다, 평가 결과가 낮아 SRI지수에 배제된 종목에도 투자하는 등 원칙 없는 운용 행태를 보이고 있다.
◇사회책임투자 선도하는 국민연금
국내 4대 연기금 가운데 국민연금은 SRI형 투자 비중이 가장 높고 규모도 크다. 5월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당 유형 규모는 4조1835억 원. 같은 기간 주식형 위탁운용자금(30조1164억 원)에서 1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해당 유형 투자를 하지 않고 있고,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은 10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위탁금액이 늘어나는 속도도 빠르다.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1조 원 가량이 신규 집행됐다. 2009년 1조 3000억 원에서 2010년 2조 4000억 원, 2011년 3조 4000억 원으로 규모가 껑충껑충 뛰어올랐다. 올해 역시 지난 7월 신규 집행된 3200억 원을 포함하면 4조 5000억 원대로 올라서 1조 원 이상이 투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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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민연금은 해당 유형 레코드가 없는 운용사ㆍ자문사까지 폭넓게 위탁 운용을 맡기면서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올해 예비 운용사로 선정된 KB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가울투자자문, 브레인투자자문 4곳은 기존 주식형 위탁사이긴 했지만 해당 부분에 대한 레코드가 없다. 정규 운용사로 선정된 동양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가운데 동양은 해당 유형 선정으로 처음 국민연금 위탁사(5월 기준 221개)로 선정됐다.
◇종목 선별 차별성ㆍ전문성은 개선돼야
SRI형 펀드는 모두 위탁 운용방식으로 운용된다. 국민연금 사회책임형 정규 위탁운용사 10곳, 예비운용사는 4곳(올해 처음 도입)이다. 정규 운용사 대부분은 SRI 공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곳으로, 동양·마이다스·미래에셋·산은·삼성·알리안츠·템플턴·한화·한국·NH-CA자산운용 등10곳이다.
수익률은 양호한 편이다. 2006년 말부터 SRI 투자를 시작한 국민연금은 해당 유형 수익률이 작년말 기준 10.1%로 동기간 코스피(벤치마크) 대비 4.4%포인트 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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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종목 구성의 차별성면에서는 일반 주식형과 큰 차이를 찾기 어렵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벤치마크 지수가 코스피이거나 한국거래소 SRI지수 중 하나를 활용하기 때문에 시가총액 비중을 고려해야만 수익률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KRX SRI지수는 지난 2009년 한국거래소가 산출하기 시작했다. SRI 평가등급과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선정된 70여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KOSPI200지수의 편입 종목과 큰 차이가 없지지만, 일부 종목들은 배제가 불가피했다. 담배, 주류 등 업종 특성상 사회적 기능을 인정받기 어려운 KT&G나 강원랜드 등이나,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 ESG 평가결과 등급이 낮아 배제된 기업들이 대상이다.
문제는 단순히 시총 위주의 펀드 구성에 치우치지 않는다.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 유형분류에 따라 국내 SRI펀드로 분류된 37개 펀드를 분석한 결과, CGS의 환경(E), 사회(S), 기업지배구조(G) 평가 결과 낮은 등급을 받아 KRX SRI지수에 배제된 기업들이 펀드에 편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국녹색성장증권투자신탁[주식]'은 삼성생명을 4.32%편입(5월 기준)했고, '미래에셋녹색성장증권투자신탁 1(주식)'는 삼성중공업을 4.98%담았다. 삼성생명과 삼성중공업 등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평가결과, 취약(B) 등급 이하를 받아 SRI지수 편입에 배제된 종목들이다.
이밖에도 현대위아, 엔씨소프트 등이 동양, 미래에셋, 알리안츠운용의 펀드에 편입돼 있었다. 해당 종목들은 펀드가 의결권을 행사해 사업개선 및 지배구조 개선이 가능한 기업도 아닌 점을 감안할 때 원칙없는 투자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SRI형 투자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종목 선별과정에서 ESG 리서치 과정을 더욱 정밀하게 발전시킬 필요 및 해당 분야에 대한 운용사의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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