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8월 24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7년 전후 최초의 보험사인 닛산생명이 파산했다. 이후 2001년 도쿄생명까지 총 7곳의 생명보험사가 연이어 문을 닫았다. 이차 역마진을 감당치 못한 결과였다. 역마진 해소를 위해 주식, 해외증권, 부동산 등 고위험 투자 자산에 베팅했지만 오히려 파산을 앞당겼을 뿐이다. 닛산생명은 손실 만회를 위해 파생상품에까지 손을 댔다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됐다.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생명보험 업계에 일본 생명보험사의 파산 사례가 회자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본처럼 저금리 상황이 이어진다면,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12 회계연도 1분기(2012년 4~6월)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보험 적립금 내 고정금리형 비중이 가장 큰 곳은 대한생명(65.2%), 교보생명(64.5%, FY2011 RBC기준), 삼성생명(55.2%) 순이다. 고정금리형 적립금 대부분이 6% 이상의 금리를 보장하고 있고, 적립금(=준비금) 평균 부담이율도 5% 후반을 넘어서고 있다. 반면 이자소득자산의 수익률은 5% 중반에 불과하다.
◇ 생보 빅3, 적립금 절반 이상 '6% 이상 고정금리'
업계 관계자는 "일본 생명보험사의 파산 이후 역마진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금리연동형 상품 판매로 돌아서는 등 부담이율을 줄이려는 노력을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해왔다"면서도 "덕분에 이원차 역마진 갭을 줄여왔지만 아직도 역마진 구조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아직 역마진 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의 급격한 저금리 기조는 생보 '빅 3'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과당경쟁으로 높은 금리의 저축성 상품(금리연동형)을 팔아온 상황에서, 저금리로 인해 신계약에서도 역마진이 우려되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동시에 이자소득자산의 수익률 하락세도 가속화되고 있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아직 과거 일본 생명보험사처럼 상황이 악화되진 않았지만 최근의 저금리 기조가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 영업 환경과 금리전망 등을 감안한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3년만 지나면 이원차 역마진 구조 탈피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올해 시뮬레이션 결과에선 5년 정도 지나야만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일본 생명보험업계에선 1991년부터 신계약에서 역마진이 발생했지만 당시 위기감은 크지 않았다. 금리하락 기조가 단기적일 것으로 낙관했고, 유가증권 판매를 통한 자본이익 실현과, 규모의 경제에 따른 비차익, 사차익 실현으로 위험을 충분히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결과는 줄이은 파산이었다.
저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생보 빅3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 삼성·교보생명, 우량 회사채·공사채 투자확대…대한생명, 해외채권 투자 전략
삼성생명은 국고채 중심의 투자전략에서, 우량 회사채나 공사채 등 안정성은 국고채와 비슷하지만 좀 더 수익성이 높은 자산을 편입해 이자소득자산의 수익률 하락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자소득자산 외에도 임대수익이나 배당수익 등으로 인해 적립금 운용 수익률이 부담이율을 상회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자소득자산과 적립금 부담이율의 갭이 지난 3월 말 3%포인트에서 지난 6월 말 3.6%포인트까지 벌어졌다"며 "더 이상 갭이 벌어지지 않도록 신규 이자소득자산 투자시 국공채보단 우량 회사채 등의 투자비중을 높여 이자소득자산 수익률 하락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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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은 전략적으로 장기채권 확보를 우선시하는 기존의 투자전략은 유지하면서 우량 회사채와 공사채, SOC 대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일본의 사례를 검토한 결과 금리 혼란기에 투자전략을 급격히 바꾸는 등의 새로운 시도가 오히려 큰 손실을 불러왔던 만큼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며 "시장환경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생명은 일본 생명보험사의 전철을 밟지 않는 범위내에서, 채권 등 위험이 낮은 자산 중심으로 해외투자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투자 확대를 위해 연초에 해외투자 조직을 강화하는 등의 조직개편도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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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대한생명의 경우 빅3 중에서 적립금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상대적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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