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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해외 PEF 출자, 글로벌펌 위주서 탈피 조짐 지난해 베어링PEA 5호펀드 출자…규모 크지 않으면 국내투자도 무방

윤동희 기자공개 2012-08-31 15:53:09

이 기사는 2012년 08월 31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사모투자펀드(PEF) 출자에 관한 한 그동안 대형 글로벌 펀드에 한정한 듯 했던 국민연금이 최근 펀드 위탁사 범위를 지역펀드(Regional Fund)로까지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민연금 출자 가능성을 낮게 봤던 지역펀드 운용사들은 새롭게 문호가 열린 것으로 판단, 출자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2월 베어링 프라이빗 에쿼티 아시아(베어링PEA)가 모집한 24억6000만 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베어링PEA 5호펀드(The Baring Asia Private Equity Fund V, L.P.)에 출자했는데, 이 사실이 최근 뒤늦게 시장에 알려졌다. 베어링PEA는 중국, 인도, 싱가포르, 일본에 사무실을 두고있는 팬아시아 펀드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해외 PE 펀드 위탁 투자를 집행함에 있어 글로벌 펌 위주로 위탁사를 선정해왔다 . KKR, 블랙스톤, TPG 등 글로벌 PE 펌 중에서도 최상위권 대형사 위주였다. 그 외엔 부실자산 투자(distressed investment) 등 특화 영역에 투자하는 전문 운용사들의 펀드에 일부 출자됐다.

그렇다고 국민연금의 위탁사 선정 지침상에 지역전문펀드 운용사에 선정에 대한 명문화된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이 기출자한 KKR의 아시아펀드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투자하는 지역펀드다. 다만 국민연금의 베어링PEA 펀드 출자가 주목받는 것은 베어링PEA가 아시아지역에 국한된 플레이어라는 점이다. KKR의 펀드가 아시아 지역펀드이긴 하지만 운용사인 KKR은 글로벌 톱플레이어로서 지역운용사인 베어링PEA와는 차이가 크다.

결국 이전까지 국민연금의 해외 PE 출자에 대한 스탠스가 글로벌 위상, 브랜드 인지도 등에 비중을 두고 최정상급 글로벌 PE펌을 선택함으로써 향후 성과에 대한 면책 여지를 남겨두는데 있었다면, 최근 트렌드는 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위해 지역단위 운용사에도 문호를 개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어링PEA 외에도 아시아 지역단위 PE펌으로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 유니타스캐피탈, 모간스탠리PEA 등이 있다. 이들 PE펌들의 상당수는 한국 기업 투자 이력이 있거나 현재 한국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PE 출자 조직이 국내 부문과 해외 부문으로 이원화돼 있는 국민연금의 조직 특성때문에 어느 한쪽이 출자하기가 애매한 사각 지대에 놓여있던 곳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이 출자한 베어링PEA 펀드가 최근 대우인터내셔널의 보유하던 교보생명 지분 인수에 성공하면서 국민연금 스탠스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생겼다. 베어링PEA는 국민연금으로부터 출자 받을 당시 특별히 한국 투자 제한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조8000억 원 규모의 펀드에서 국민연금 출자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팬아시아 펀드를 자처하는 MBK파트너스도 국민연금으로부터 2000억 원을 약정 받았다. 하지만 이는 국내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프로젝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경우가 다르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어링 PEA가 중국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어 (국민연금도) 중국에 관심이 있어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며 "이전에 호니 캐피탈 투자도 검토했던 것을 고려하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를 커버하는 펀드라도 국민연금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데 제한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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