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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회장, '애지중지' SKC 지분 매각 왜? SK텔레시스 유상증자 참여 목적..사업실패에 도의적 책임감 느낀 듯

김장환 기자공개 2012-10-02 13:01:27

이 기사는 2012년 10월 02일 13: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신원 SKC회장이 갑작스럽게 SKC 주식을 매각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은 SKC의 실질적인 오너로 자리 잡고 있지만 실제 지분율은 낮은 편이다. 때문에 그동안 지분 매입은 있었어도 매도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신원 회장은 지난달 14일부터 25일까지 12일 연속으로 SKC 주식을 장중에서 매각했다. 이 기간 매도한 SKC 주식은 26만8938주로 매각가는 122억 원에 달한다.

최 회장은 2004년 3월 3일 주식 2만 주를 매입하며 첫 SKC 주주로 올라선 이후 단 한 차례도 지분을 매각한 적이 없다. 줄곧 매수만 해왔을 뿐이다. 0.06%로 시작한 최 회장의 SKC 지분율은 지난 7월 24일 기준 3.56%까지 올랐다. 총 주식은 12만9051주, 시가총액으로는 332억 원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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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SKC 지분 매입을 꾸준히 해왔던 것은 취약한 지배구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최 회장은 2000년 1월 1일부터 지난 12년간 SKC 오너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회사에서 차지하는 실제 지분율은 아주 낮았다.

이에 반해 최 회장의 사촌동생이자 그룹의 수장인 최태원 회장의 SKC 지배구조는 절대적이다. 현재 SKC의 최대주주는 SK㈜로 지분율은 42.5%에 달한다. 최태원 회장은 38%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SK C&C를 통해 최 회장→SK C&C→SK㈜→SKC로 이어지는 확고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 최신원 회장을 둘러싼 사촌형제간 계열분리 이슈가 불거지면서 SKC를 최신원 회장 계열로 분류해왔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오너를 맡아왔기 때문에 실질적인 경영권이 최 회장에게 있다고 봤다. 경영권 분쟁 등 최악의 경우로 치달아도 최신원 회장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이 꾸준히 SKC 지분을 늘려온 것은 상징적 의미가 강했다. 최태원 회장과 계열분리 의지로도 읽혔다. 그런데 이번 지분 매각으로 최 회장은 단숨에 0.53%의 SKC 지분을 팔아버렸다. 수년간 단 한 번도 줄지 않았던 지분율은 2.82%까지 감소했다. 최 회장이 '급전'이 필요한 특별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최 회장이 SK네트웍스 지분 매입을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가 선친이자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이 설립한 모태기업이라는 점에서 자신이 물려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도 최 회장은 SK네트웍스 계열분리의 강한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이제는 계열분리를 할 때가 됐다"는 말까지 했다. 이후 공격적으로 SK네트웍스 지분 매입에 나섰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SK네트웍스 지분은 올해 0.13%까지 늘어난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SKC 지분 매각은 계열사 SK텔레시스 유동성 지원을 위한 자금 마련 목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SK텔레시스가 최근 단행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목적으로 SKC 지분을 매각했다는 것이다. 실제 최 회장은 SKC 지분을 매각함과 동시에 SK텔레시스 유상증자 대금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시스는 지난 8월 16일 액면가 600원짜리 신주 6500만 주를 발행하는 390억 원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최 회장에 배정된 신주는 총 2650만8500주(주당 2.5주)였다. 일부 실권주가 구주주 청약으로 돌아가면서 최 회장은 여기에도 참여했다. 최 회장이 인수한 총 주식은 2883만855주, 매입가는 172억9851만 원이다. 최종 납입일은 지난달 19일 이었다.

최 회장이 그동안 애지중지하던 SKC 지분까지 매각하며 자금 지원에 나선 것은 결국 SK텔레시스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감으로 해석된다. 그룹의 중계기 사업을 전담하며 안정적 사업체였던 SK텔레시스는 최신원 회장의 고집으로 2009년 휴대폰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심각한 재무구조 악화를 맛봤다. 지난해 10월 휴대폰 사업을 접었지만, 여전히 부실 여파에서 허덕이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도의적' 차원에서 사재를 털어 이번 유상증자에 뛰어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향후에도 SK텔레시스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보여주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또 현재 상태에서는 계속된 자금 유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언제든지 최 회장의 추가 자금 지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SKC 지분을 매각하면서까지 SK텔레시스 유증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며 "SK텔레시스는 최근 유증과 BW 발행을 통해 총 700억 원대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향후 LTE 중계기 개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수익성 회복 가능성이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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