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로 승부수 띄우나 재무부담 불구 800억 투자…사업제휴 통한 지배구조 안정화 도모
안경주 기자공개 2012-10-04 14:36:04
이 기사는 2012년 10월 04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약을 팔아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국내 제약사는 동아제약이다. 동아제약은 1949년 설립된 국내 최대의 상장 제약사로 '박카스'라는 걸출한 제품을 비롯해 '스티렌'(위염치료제) 등 다수의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1967년 이후 국내 제약업체 1위를 고수하고 있다.특히 지난 2009년 업계 최초로 매출액 8000억 원 고지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9000억 원을 돌파했다. 업계에선 동아제약의 성장세를 감안했을 때, 늦어도 내년에는 '매출 1조 클럽' 가입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약가인하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과 현금창출력이 급감한데다 취약한 지분구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어서다.
동아제약은 일단 '바이오시밀러' 개발로 위기를 정면돌파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장 대규모 투자로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로 안정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지배구조 안정화도 동시에 꾀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 부담에도 '바이오시밀러' 투자로 승부
동아제약은 내년까지 800억 원을 투자,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에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조시설을 건설키로 했다. 성장세가 정체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내수시장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해외수출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해외수출을 주목적으로 하는 바이오시밀러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동아제약은 우선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일본 메이지제약과 업무제휴를 맺고 바이오시밀러 투자를 위해 'DM바이오'를 설립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일본 시장을 공략한 후 순차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투자를 위해 차입금을 확대하면서 재무 부담이 늘었다는 점이다. 최근 현금창출력이 떨어졌다는 점도 악재다.
동아제약은 지난 2010년 글로벌 제약사인 GSK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차입금 부담을 줄였으나 지난해와 올해 3월 말 각각 519억 원, 500억 원의 전환상환우선주(BW)를 발행하면서 차입금을 다시 늘렸다. 동아제약의 올해 상반기 기준 총차입금은 3478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5.1%증가했다.
반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현금창출력은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개별기준) 영업이익은 32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6.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6.9%로 전년동기대비(10.5%)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6% 감소했다. EBITDA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를 합친 것으로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낸다. 또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나타낸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올해 상반기 34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0.8% 감소했으며, 현금 동원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 역시 106%로 지난해 말보다 22%포인트 줄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따른 추가 투자로 인해 재무리스크도 내재돼 있다는 분석이다. 동아제약은 현재 추진 중인 바이오시밀러 시설을 중심으로 바이오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또 미국과 유럽 진출에 따른 바이오시밀러 공장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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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실적부진으로 현금창출력이 언제 회복될지 미지수인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위해선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아 78.3%로 지난해 말보다 9.4%포인트 증가하면서 재무구조도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순차입금 규모가 1200억 원을 넘고 부채비율도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아제약 측은 "향후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다만 일본 등 신규 진출 시장에 안착한 후 증설을 추진하고 제휴 등을 통해 재무리스크를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안한 지분 구조…제휴 통한 안정화 도모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동아제약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통해 지배구조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동아제약은 국내 1위 제약업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취약한 지분 구조로 인해 경영권 분쟁 논란에 휩싸여 왔다.
동아제약의 지분 구조를 보면 강신호 회장 등 특수관계인 측 지분이 10.46%에 불과하다. 통상 일반 기업의 경우 대주주 측이 지분을 최소 30% 이상 보유하면서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반대로 한미홀딩스와 한미약품이 8.71%를 보유하고 있으며 녹십자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주식을 매입, 지분을 2.4%까지 늘렸다.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경쟁 관계에 있는 제약사의 지분율이 10%를 넘는데다 국민연금 등 대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인해 경영권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동아제약은 강 회장의 지분이 낮아 끊임없이 지배구조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면서 "GSK(9.91%), 오츠카제약(7.92%), 우리사주조합(6.82%) 등 우호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과 전략적 제휴 관계에 있는 이들의 지분을 포함할 경우 강 회장 측 지분은 37.68%다.
강 회장은 이번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통해서도 우호 지분을 확보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는 동아제약이 바이오시밀러 투자를 위해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55만8246주)를 DM바이오에 전량 신규 배정했기 때문이다.
전환상환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와 달리 정해진 가격에 보통주로 언제든지 전환할 수 있다. 따라서 DM바이오의 전환상환우선주는 필요에 따라 보통주로 전환, 의결권을 행사해 언제든지 현 경영진의 우군이 될 수 있다. 동아제약이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는 동아제약 전체 발행주식의 4.56%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환상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우호지분을 포함한 강 회장 측 지분은 40%를 넘어선다"면서 "다만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위해선 우호지분 보다는 대주주 측 지분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측은 지배구조와 관련 "우호 지분을 통해 (지배구조)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보다 지배구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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