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종목 쏠림, 원자재 실물·채권 활로 모색 우리·미래·한국운용 등, 전통적 국내주식형 ETF 탈피
신민규 기자공개 2012-10-05 11:53:16
이 기사는 2012년 10월 05일 11: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 레버리지ETF 등 상장지수펀드(ETF) 최대과제인 종목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ETF 후발운용사들이 실물 원자재, 채권 레버리지ETF 등 신유형을 들고 나섰다. 기존 편중돼 있는 종목 대부분을 삼성자산운용이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시도가 새로운 시장의 물꼬를 틀지 주목받고 있다.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말 기준 국내주식형 ETF 순자산은 9조4015억 원으로 전체 ETF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파생상품형(2조813억 원, 16%)까지 감안하면 80%를 웃도는 수준이다. 종목수 역시 국내주식형이 89개(69%)로 채권형(13개, 10%)에 비해 절대 우위에 있다.
높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거래량 대부분이 주식 레버리지·인버스 ETF 등 일부 종목에 편중돼 있다. 나머지 섹터, 테마, 스타일 등의 주식형ETF 상당수는 저유동성 상태에 빠져 있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은 순자산 7조6076억 원(시장점유율 56.77%)으로 편중된 종목의 상당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레버리지 ETF 순자산은 1조 3610억 원, KODEX인버스 ETF는 5492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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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후발 운용사들이 지금까지 이와 유사한 유형을 내놨지만 실제 자금유입이 된 경우가 많지 않아 이제는 원자재 실물 또는 채권형에 파생기법을 가미한 신유형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거래소 역시 연내 10년 국고채 레버리지, 구리실물, 중국A주, 주식골드 혼합 등 신유형 ETF의 상장을 허용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있다.
우리자산운용은 이달 중으로 만기 10년의 국고채 장기 레버리지ETF를 국내 처음으로 상장할 예정이다. 국채 선물을 활용해 기초자산인 국채의 실질 만기를 2배로 늘리는 효과를 가지도록 설계했다. 만기가 길어져 듀레이션이 늘어나면 금리하락시 수익률 폭이 커진다. 기존에도 채권형 ETF는 많이 있었지만 레버리지 상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기현 우리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장기채권 투자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증권사 직접거래시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며 "이번 ETF는 소액투자이더라도 거래비용이 적은 동시에 만기가 긴 국채에 투자할 수 있다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채권형 레버리지 ETF의 경우 투자위험이 거의 없다고 보고 별도 관리를 통해 상장을 허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낮아 주식형 레버리지ETF와 같은 투기적 수요개입 가능성이 없다고 내다봤다.
기존 원자재 선물 투자 일색이었던 시장에서 실물에 투자하는 ETF도 곧 등장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구리 실물 ETF 상장을 국내 처음으로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금, 은, 콩, 원유 등의 원자재에 선물로만 투자해왔다. 구리 실물 ETF가 상장된 곳은 런던금속거래소(LME)가 유일하다.
선물투자는 만기연장(롤오버)시 다음 월물 가격에 따라 손익이 발생해 수익률의 변수로 작용하는 특징이 있다. 반면 실물투자는 기초자산 가격만 신경쓰면 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익률 불확실성에 신경쓸 필요가 없어진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금융공학부문 ETF운용본부장은 "해외에서는 귀금속의 경우 실물 ETF가 대세로 자리잡았고 농산물과 비철금속도 점차 실물로 도입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리 투자는 중국 등 실수요 국가의 경기가 회복뙬 조짐이 보여야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투자시점이 적정한 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필요하다.
삼성자산운용은 실물 원자재는 아니지만 코스피200지수와 S&P골드지수를 50%씩 결합한 이종자산간 ETF를 상장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식과 채권지수를 섞은 ETF는 있었지만 원자재지수와 코스피지수를 결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코스피200지수와 S&P골드지수간에 상관관계가 0.3정도로 매우 낮아 ETF내에 분산투자 효과를 보기 위해 함께 담았다고 설명했다. 다음주 10일 상장 예정이다.
중국 본토A주에 ETF로 투자하는 길도 열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중국 본토 주식시장을 추종하는 중국 본토A주 ETF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미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QFII(역외기관투자가) 자격을 받고 1억 달러 투자한도를 승인받은 상태다.
기존에도 중국 본토A주 투자 펀드는 있었지만 해외주식형 펀드라 환매나 설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ETF 투자로 이런 단점이 해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종목 선정역시 ETF라 중국 시장에 대한 전망만 긍정적이라면 투자 타이밍을 잡기 수월하다는 설명이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부문장은 "중국시장 반등 타이밍에 단기 트레이딩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상품을 내놨다"고 말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후발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신유형의 상품이 등장해서 60%에 가까운 삼성자산운용의 독식과 종목쏠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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